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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우리 아이는 구멍 탐험가


우리 아이는 구멍 탐험가
땅 파기, 코 파기, 손가락으로 멀쩡한 종이에 뽕뽕 구멍 내놓기….
아이들은 왜 그리도 구멍 만들기에 집중하는 걸까? 온갖 구멍에 탐색하는 아이의 심리에 대해 살펴봤다.


· 우리 아이는 꼬마 두더쥐?
모래 놀이터나 해변에 데려다 놓으면 엄청난 집중력으로 땅을 파내는 아이,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놓고는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모래뿐이던가. 볼풀장 구석구석을 두더쥐인 양 마구 헤집어놓고, 키즈카페에서도 편백나무 칩이 가득한 방에 들어가면 나올 생각을 않고 파내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의 ‘구멍 사랑’은 파헤칠 대상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는데, 해변의 넓은 모래사장뿐 아니라 작은 덩이의 밀가루 반죽, 클레이를 가지고 놀 때도 손가락으로 푹푹 구멍을 내기 일쑤다. 콘센트는 물론 주변의 온갖 구멍에 손가락이나 장난감을 집어넣으려고 해 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종종 있다. 심지어 콧구멍, 귓구멍, 배꼽까지 손으로 쑤시며 세상 모든 구멍에 관심을 갖는 아이. 도대체 어떤 심리에서 이런행동을 하는 걸까.

· 다양한 구멍 파기의 세계
아이의 인지능력은 몸을 움직이고 주변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차근차근 발달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최초의 탐색 대상은 자신의 몸이다. 몸을 입으로 물고 빨면서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 배워나가는데 처음에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입으로 탐색한다. 그러다 머리를 가누고 스스로 척추를 세워 앉을 수 있게 되면 손에 자유가 생기면서 활발하게 소근육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콧구멍에 손을 넣거나 입 말고 다른 구멍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는 손이 드라이버나 굴삭기를 대신해 다양한 탐험을 하는 도구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림책을 보며 손가락으로 콕콕 찍거나 무언가 파려고 시도하고, 집 안 곳곳에 있는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한다.
차츰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놀이터의 모래는 무조건 파고 보는 인간 굴삭기로 진화하고, 소근육이 발달해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연필을 쥐고 물건에 구멍을 내는 사고뭉치로 성장한다. 이런 모습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될 수도 있지만 다른 탐색 활동처럼 구멍 파기도 아이가 세상을 배워가는 행동 중 하나로 바라보는 게 적합하다.

· 구멍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미지의 공간

구멍 속은 어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다. 그 속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의 날개를 펴나가다 보면 약간의 공포심과 함께 호기심이 생긴다. 구멍은 통로, 연결 등의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현재의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가는 통로의 이미지로 상징적으로 활용되곤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 것도 토끼 굴이었고,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호빗이 사는 곳도 땅에 난 구멍 속이었다. 또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책 <터널>에서도 새로운 세계로 가기 위한 통로로 구멍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땅을 파내 구멍을 내며 그 속에 무엇이 있을까 상상해보기도 하고, 색다른 존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는 콧구멍이야말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분명 얼굴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내 몸의 일부인데, 고개를 뒤집어 살펴보고 손가락을 넣어 만져봐도 그 안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생겼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지 호기심이 생겨 장난감을 넣어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쑥 집어넣기도 한다.

지나친 구멍 집착에 주의하세요!

콘센트에 손가락이나 젓가락으로 쑤시는 등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행동은 제한해야 한다. 특히 발달이 늦고 상호작용이 어려운 아이가 구멍에 과도하게 집착해 몰입한다면 감각이나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박적인 행동으로 구멍을 파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코피가 날 정도로 코를 후비는 등의 과도한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피고 다른 강박적 행동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아이들이 구멍 파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 그 끝에는 구멍이 있다
돌 전후의 아이들은 시각만으로는 사물이나 공간을 판단하기 어렵다. 대신 신체 움직임이나 손가락의 촉각, 근육 및 관절 감각의 정보를 통해 특정 공간이나 생김새를 느끼는 등 온몸으로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작은 물체를 잡기 위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하거나 눈으로는 보기 힘든 작은 구멍에 손가락을 직접 집어넣어보면서 또 다른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는 식이다. 만 2세 정도가 되면 아이는 촉각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물건을 쥐었을 때 손에 닿는 감촉을 느끼며 눈으로는 파악하지 못했던 정보를 촉각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이때부터는 피부를 통해 느끼는 신체에 대한 감각적 지각이 시각적 지각보다 사물이나 상황 등을 판단하는 기초 근거로 쓰인다. 아이는 자신의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주위환경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감각적 지각을 얻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반복하는데,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것 역시 보이지 않는 공간을 촉각이라는 감각으로 탐험하며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구멍 속에 직접 손을 넣어 만져봄으로써 안전한 공간인지 확인하고 구멍 안에는 어떤 세계가 존재하는지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도 한다.

파고, 또 파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즐거움
감각운동기 아이들은 반복을 좋아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 것에 매우 큰 흥미를 보이고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즐거움을 느낄 뿐 아니라 학습하기도 한다. 어느 날 구멍에 넣은 손가락이 잘 빠지지 않아 조금 놀랐다가 꼼지락거려보니 빠지는 경험을 했다면, 이는 아이에게 일종의 모험일 수 있고 재미가 될 수 있다. 자기의 행동에 의해 어떤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는 것은 아이로서는 더없이 신기하고 재미난 일이다. 특히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뭔가 빼낸 경험이 있다면(콧속 이물질조차도!) 탐색의 재미까지 더해져 행동이 반복된다. 간혹 콧구멍이나 특정 구멍에 손가락이나 장난감을
넣었다 뺐다 하는 아이도 있다. 손끝에 느껴지는 감각의 즐거움, 넣고 뺄 때의 성취감 등에 재미를 느끼고 계속 반복하는데, 그러다가 물건이 콧속에 쏙 박힌 채 빠지지 않거나 손가락이 음료병 입구에 껴 빠지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거치는 통과의례와 같은 경험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찔하기만 하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응급실이나 소아청소년과 등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멍 파기, 탐험의 즐거움을 알려주세요
멀쩡한 종이에 구멍을 내고 젓가락으로 무언가를 쑤시는가 하면, 콘센트에 장난감을 집어넣으려 해 부모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아이들. 하지만 불안해 보이는 구멍 파기에도 장점은 있다.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고 아이의 집중력과 호기심을 길러준다. 구멍 파기가 좀 더 효율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탐험, 탐색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와 모래놀이를 하며 장난감을 찾을 수 있게 숨겨놓거나, 삽으로 흙을 파서 식물을 심어주는 식으로 확장하는 것이 다. 뭔가 조작하거나 집중해 탐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의 아이라면 이런 놀이 활동을 접목했을 때 과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고 정서가 풍부해지며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업그레이드! 구멍 파기 놀이
모래놀이
찰흙이나 클레이로 긴 뱀을 만든 다음 모래 더미에 조금씩 구멍을 뚫어 터널을 완성하거나 구멍을 넓히면서 두꺼비 집을 완성해보자. 또 다양한 물건이나 장난감을 모래 속에 숨기고 구멍을 파내서 찾을 수 있게 해본다. 요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촉촉이 모래나 키네틱 샌드처럼 손에 묻지 않으면서 잘 뭉쳐지는 제품을 활용해도 좋다.
빨대로사과 뚫기
크기와 굵기가 다른 다양한 빨대를 사과에 꽂아보자. 빨대를 다 꽂은 다음 하나씩 빼보면서 얼마나 깊이와 크기가 다른 구멍이 생겼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그 후로 손가락을 이용해 구멍을 넓혀보는 놀이를 해본다. 힘 조절과 소근육 운동에 도움이 된다.
랩 뚫기
물을 조금 담은 큰 양푼 또는 대야에 랩을 두세 겹 씌우고 손가락이나 빨대를 이용해 랩에 구멍을 내어보자. 빨대로 뚫을 경우 빨대에 입을 대고 불면 보글보글 기포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