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명불허전` 옛이야기 그림책
깔깔거리며 배 잡고 웃을 수 있는 이야기,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무섭지만 자꾸만 듣고 싶은 이야기,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난 이야기, 호랑이ㆍ도깨비ㆍ욕심꾸러기ㆍ우직한 총각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불허전 옛이야기책을 추천한다.
우리 신화의 강인한 여성 신 [바리공주]
한국 여성 시의 독창적인 면모를 보여준 김승희 시인의 바리공주 이야기. 버려진 아이 바리공주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부모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환상적인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어린이 책 특유의 곱고 예쁜 문장 대신 ‘던지어라 던지어라 울 밖에다 던지어라. (중략) 이름은 버렸다 버리데기로 지어놓고 던졌다 던지데기로 지어놓고 울 밖에다 던지어라’와 같이 바리공주의 원형인 무가 형식을 그대로 살려 살아있는 입말과 시적 리듬감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김승희 글, 최정인 그림/ 비룡소/ 1만2000원
개콘보다 더 재밌다! [방귀쟁이 며느리]
`한 처자가 있는디 참 고와. 근디 처자가 방귀를 참말로 잘 뀌어. (중략) 시집을 가고 보니 방귀를 뀔 수가 있나. 방귀를 참다 보니 뽀얗던 얼굴이 누렇게 변했네 그려.` 옛이야기를 구수한 사투리로 잘 담아낸 방귀쟁이 며느리. 소재가 ‘방귀’인 만큼 아이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겨가며 보도록 되어 있는데다, 가로쓰기가 아닌 세로쓰기 형식이라 진짜 옛이야기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신윤복의 [미인도] 그림을 패러디한 것도 재미나다. 신세정 지음/ 사계절/ 1만500원
밝고 경쾌한 독특한 콘셉트 [해님 달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유명한 ‘해님 달님’ 이야기.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체가 아닌, ‘오누이만 남겨두고 엄마는 일을 하러 갑니다’로 시작되는 글이 시종일관 노래하듯 반복된다. 여기에 배경과 세부 묘사를 없애고 호랑이에게만 집중시킨 그림은 아이의 상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수만 번 붓으로 찍어내 만져질 듯 생생한 호랑이 그림이 인상적이다. 송재찬 글, 이종미 그림/ 국민서관/ 1만원
아이 눈높이에 맞춘 흥미진진한 이야기 [게와 원숭이와 냠냠 시루떡]
시루떡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하는 동물 친구 게와 원숭이의 이야기. 원숭이의 엉덩이가 털이 없고 빨간 이유, 바닷게의 집게에 털이 수북하게 난 이유를 아이 눈높이에 딱 맞춰 맛깔나게 풀어냈다. 박재철 지음/ 길벗어린이/ 9900원
권선징악 구조의 전래그림책의 고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잘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본디 이야기 그대로 구성지게 담아낸 수작. 오누이와 호랑이가 장단을 맞추듯 빠르게 주고받는 구어체 대화가 생생한 운율을 느끼게 해준다. 선한 약자는 구원받고 악한 강자는 벌을 받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느낀다. 김성민 지음/ 사계절/ 1만1500원
가장 잘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호랑이와 곶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자료를 꼼꼼히 모으고 재구성하여 잘 알려진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에 토끼 꼬리가 짧아진 이유까지 덧붙였다. 민화에서 본 듯한 친숙하고 정겨운 호랑이 일러스트가 재미를 더한다. 위기철 글, 김환영 그림/ 국민서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