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수영장>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가 미리보기를 통해 접하고 ‘정말 창의적이다’ 싶어 구입한 책이에요. 이제 세 살 된 아이가 과연 잘 이해할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처음 볼 때부터 완전히 집중해서 “또! 또!”를 반복하더군요. 올봄부터 꽤 여러 달을 보았는데, 여름에는 진짜 수박 수영장에 가자고 조르기도 했어요. 한 장면만으로도 상상력을 펼쳐나갈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곰 사냥을 떠나자>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일찌감치 사두었어요. 아이가 처음에는 시큰둥하더니 두 돌 넘으면서 ‘급 관심’을 보이더군요. ‘곰사냥을 떠나자~’ 같은 반복되는 문구를 노래처럼 불러주면 더 재미있어해요. 곰을 만나기 전에는 긴장감이 돌게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읽어주다 곰을 만난 순간부터 빠른 속도로 다급하게 읽어주었더니 내용에 맞춰 동작까지 따라하며 빠져들더군요. 유명세만큼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유쾌한 책이에요. 최근에 ‘꽂힌 책’은 <진짜 진짜 재밌는 공룡 그림책>이에요. 공룡 이름이며 먹이, 특성 등을 줄줄 욀 정도로 푹 빠졌어요. 책 속 공룡과 대화도 나누고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육식 공룡이 나쁘다면서 장난감 로봇으로 물리치는 놀이도 매일 해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도 쉽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그림이 마치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굉장히 액티브해요. 얼마 전부터 같은 시리즈의 <진짜 진짜 재밌는 곤충 그림책>도 즐겨 보고 있답니다.
김성엽
세 살 아들내미와 미술놀이, 그림책 읽기를 즐기는 자상한 아빠.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아이들을 위한 창의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작업실(Zaupsil)’ 평촌원 대표 원장으로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