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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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임신과 열의 상관관계를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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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배는 따뜻해야 병이 없고, 머리는 서늘하게 해야 병이 없다. 여자는 자궁이 차면 임신이 안 될 수 있으니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과연 체온 관리만으로 모든 질병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한방에서는 신체에 작용하는 열의 관계를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 한다. 이것은 음에 해당하는 수 기운은 위로 상승하고, 양에 해당하는 화 기운은 아래로 하강해 순환한다는 뜻이다. 순환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면 우리 몸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 균형이 반대로 되면 건강의 균형도 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체온의 균형은 한·양방 상관없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기초체온표로 스스로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여성은 생리 주기와 상태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초체온표를 만들어봄으로써 자신의 생리 주기, 배란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여성이 스스로 몸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다. 물론 매일 초음파로 검진을 받는 것이 몸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기초체온표 작성을 권한다. 단, 기초제온표는 기본적으로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작성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초체온 측정과 표시하기 기초체온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움직이지 않고 재는 체온을 말한다. 기초체온을 재는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온계의 수은부를 혀 밑에 넣은 다음 움직이지 않고 5분간 그 상태를 유지해서 측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모태산부인과 차상헌 원장은 “아침에 온도를 재는 이유는 고온이나 저온을 판단할 때 확실한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도라는 것은 활동에 따라 미묘하지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비슷한 조건과 온도에서 재는 것이 정확한 기초체온을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수면 부족이나 감기, 편도선염 등의 열성질환이 있을 때는 체온에 영향이 있으므로 비고란에 그 사연을 기입해야 합니다. 호르몬요법을 받고 있거나 생활환경이 달라졌을 때도 기입해두면 나중에 체온 변화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기초체온표는 한·양방 상관없이 동일한 방법으로 기록한다. 체온표를 표시하는 방법은 체온표에 그날의 체온을 해당 눈금에 흑점으로 기입하고 전일과의 사이를 선으로 연결해 곡선을 그리면 된다. 이렇게 된 곡선을 기초체온 곡선이라 한다. 체온표에 나와 있는 생리 주기는 생리가 시작된 날부터 다음 생리 전일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생리가 시작된 날이 생리 주기의 첫날이 되는 것이다.
생리 증상과 가임 상태 구별하기 무배란성 생리는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체온 곡선이 생리 전후에는 하강하고 배란 직전에는 급상승하는데 이러한 높고 낮은 두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한 현상일 때는 배란이 없다고 추정한다. 표 3처럼 고온기가 3주 이상 계속되며 생리가 없을 때 임신이라고 추정한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인 경우는 고온기의 길이를 통해 원인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생리는 28일 주기로 규칙적으로 하지만 기초체온표의 기록을 통해 보면 배란은 늦고 고온기는 짧은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황체기 결함이라고 하는데 임신을 해서도 황체호르몬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임신 유지가 안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기초체온을 기록하는데 고온기가 짧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유산의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고온기 길이를 확인한 후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란일을 중심으로 배란 전 4일, 배란 후 1일이 임신되기 쉬운 시기입니다. 피임을 원할 때도 기초체온표상의 배란일을 확인하면 도움이 됩니다. 배란된 난자의 수명은 24시간 정도이고 여자의 질 속에 들어간 정자의 수명은 난자보다 훨씬 길어서 정자의 수태 능력은 평균 4일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배란 전 5일부터 배란 후 2일까지 피임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초체온표도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것을 원한다면 배란 테스트기나 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배란 테스트기는 배란기 즈음해서 몸에 열이 올라가고 LH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배란이 되면 그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마다 질점액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배란 테스트기 측정만으로는 전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렵다.
하복부 저온 현상은 불임, 습관성 유산의 원인 여성은 특히 음 체질이어서 남성보다 냉한 체질이 많은 편이다. 한방에서는 차다는 개념을 기능 저하의 개념으로 많이 본다. 자궁이 차다는 것은 하복부 쪽의 혈액순환 상태가 좋지 않아 자궁에 충분한 영양 공급이 되지 않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차가운 땅에는 싹이 잘 돋지 않는 것처럼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불임 상태가 되고 습관성 유산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복부 체온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의 학술지나 논문에서도 시험관 시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자궁의 혈류 순환 상태라는 발표가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모든 원리를 자연의 원리와 연결 지어서 생각합니다. 자궁이 냉하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지요. 가끔 자궁에 온도가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실제로 적외선 체열 촬영을 해보면 불임 여성 대부분이 복부가 많이 찬 편이에요. 이 검사는 체온을 재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냉온(冷溫) 분포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하복부가 차면 착상이 잘 안 돼서 임신이 잘 안 되거나 되었다 하더라도 유산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액순환을 돕는 음식과 운동법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나타나는 냉증 현상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두통, 피로, 어지럼증, 빈혈, 위장장애, 불안·초조·불면 등의 정신 신경 증상, 관절통, 식은땀, 귀울림, 저린 증상, 가려움증 등을 들 수 있다. 냉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더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다.
음식이나 간단한 운동을 통해서도 냉증을 예방할 수 있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한의학에서 산(酸), 고(苦), 감(甘), 신(辛), 함(鹹), 이 다섯가지 맛은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과 연결이 된다고 봅니다. 한방에서는 우리 몸의 가장 근본적 에너지인 원기를 다루고 생식 계통을 총괄하는 기능을 신 기능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신 맛이 좋고 심장 기능을 활성화하기에는 쓴 맛이, 비장에는 단 맛, 폐에는 매운 맛, 신장에는 짠 맛이 각각의 기능을 활성화한다고 봤구요. 거기에 따른 다양한 식이요법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예로부터 냉증에는 쑥, 인삼, 마늘, 고추, 생강, 잇꽃, 구기자, 대추 등을 이용한 차나 술을 많이 마셔왔다. 특히 쑥은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수족냉증에 좋은 재료이고 그 효과 또한 탁월하다. 차로 마셔도 좋고, 쑥을 끓인 물로 좌욕을 하거나 훈증기로 훈증을 하는 것도 좋다. 생강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생강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좋은데 5대 1의 비율로 계핏가루를 넣고 끓이면 향기와 맛, 효능이 더욱 뛰어나다. 또 마늘을 꿀에다 재워 완전히 흐물거릴 정도가 된 후 더운물에 타서 먹으면 수족냉증과 하복부 순환에 큰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하체를 많이 움직이는 운동을 하면 골반 관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삼라만상 모든 것은 다 조화를 이룰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듯이 사람의 몸도 혈액의 순환과 체온의 균형이 건강의 중요한 척도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신체를 무리하게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자율신경의 리듬이 무너지고 그것이 모든 병의 시작임을 잊지 말자.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