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건강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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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건강 상식임신 중 복통, 혹시 조기 진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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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만삭이 되지도 않았는데 배가 뭉치거나 당기는 경험을 한다. 배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조기 진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참고 넘길 일도 아니다. 조기 진통은 조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천만의 조산 예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조기 진통을 적절히 예방하고 대처해 임신 기간 40주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대작전을 훌륭하게 완수하자.
“아직 임신 중기인데 벌써 체중이 10㎏ 이상 늘었어요. 그런데 자꾸 허리도 아프고 분비물도 쑥 빠지는 느낌이 마치 생리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조산기가 있는 걸까요?”(임신 25주 박수진 씨)
“언니가 첫애를 조산하고 둘째 때는 임신 기간 내내 병원에서 누워 지냈습니다. 친정 엄마는 저보고도 혹시 모르니 누워만 지내라고 하세요. 자매니까 저도 그럴 가능성이 있나요?”(임신 22주 이지은 씨)
예비 엄마들이 모인 곳이라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어디서나 조산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임신부들의 사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그저 단순한 배 뭉침이라고 여겼던 조기 진통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엄마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산 예정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배가 아파오면 예비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기 진통과 가진통은 ‘규칙성’으로 구분 조기 진통이란 전체 40주의 임신 기간 중 만 37주가 되기 전에 오는 진통을 말한다. 임신 중기를 넘기면서 많은 산모들이 배가 뭉치거나 당기는 등 다양한 증상의 진통을 느끼게 된다. 몸에 무리가 갔을 때만 이런 증세를 느끼는 산모가 있는가 하면 많게는 하루에 수십 번씩 배가 뭉치는 경험을 하는 산모들도 있다. 이러한 통증 중 상당수는 흔히 가진통이라고 말하는 브락스톤 힉스 수축이다. 가진통은 배가 뭉치는 듯한 통증이 있으나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며 조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진통과 조기 진통을 구분하는 기준은 진통의 규칙성이다. 보통 자궁 경부가 열릴 정도로 자궁 수축이 있기 전까지 가진통과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조기 진통에서 일어나는 자궁 수축은 10분 간격으로 30초 이상 지속된다. 또한 통증이 없더라도 지속적인 자궁 수축이 일어나면 조기 진통으로 보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진통의 경우에는 자궁 경관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증상으로 안정을 취하고,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살살 걸으면 진통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조기 진통은 지속적인 자궁 수축으로 자궁 경관이 부드러워지고 열리면서 출산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경우에는 하복부에 통증과 압력이 느껴지거나 생리통과 같이 밑이 빠지는 듯한 느낌, 요통, 배 뭉침은 물론 설사나 메스꺼움, 소화 불량이 동반되기도 한다. 골반 아래쪽이나 허벅지, 사타구니 등에서 통증이나 묵직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며 질 속에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송파 고은빛산부인과 김은성 원장은 “자궁 경관의 변화로 유색이나 무색의 질 분비물이 많아지는 것도 조기 진통의 예후입니다. 특히 하혈을 한다거나 혈흔이 비치는 등 출혈이 있을 때는 꼭 진단을 통해 조기 통증 여부를 확인해야만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때로는 가진통이 실제 진통으로 발전하기도 하므로 가진통과 함께 조기 진통의 예후가 보이는 경우에도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조기 진통의 원인과 위험도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조기 진통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1/3 정도의 산모가 조기 파막 후 조기 진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수의 세균 감염이 조기 진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다양한 세균성 질염이 조기 진통을 부르기도 한다. 그 밖에 자궁 기형이 있을 때, 또는 양수 과다증이나 쌍생아 임신으로 인해 자궁이 주수보다 훨씬 커지면 조기 진통이 오기도 한다. 자궁 경관이 약한 자궁경관무력증, 태아의 기형,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와 같은 태반의 이상 등으로도 조기 진통을 느낀다. 산모의 내과적 요인인 신우신염이나 당뇨병, 만성 고혈압 등도 조기 진통을 부를 수 있다.
흡연, 음주, 영양 섭취 부족, 또는 정상에서 벗어나는 체중 증가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은 물론 부적절한 약물 섭취나 스트레스도 조기 진통의 원인이 된다. 미국의 경우 분만의 7%에서 조기 진통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아프리카 여성에서는 그 빈도가 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보아 사회, 경제적 여건도 조기 진통의 중요한 조건인 것을 알 수 있다.
조기 진통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진통이 왔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조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기 진통의 징후를 느끼면 빠른 조치로 가능한 출산을 미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체 임신의 10% 정도의 아이가 조산으로 태어날 만큼 조산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흔한 일이다. 최근에는 임신 30주 전에 출산한 아이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1㎏ 미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사망률은 높으며, 미숙아의 경우 생존을 하더라도 뇌성마비나 시력 손실 등 크고 작은 다양한 합병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출산은 조금만 늦춰도 태아의 생명이나 건강 상태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조기 진통과 조기양막파열이 전체 조산의 70%나 차지하므로 조기 진통의 조짐을 되도록 빨리 발견하여 적절히 조치함으로써 조산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통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신 37주가 되지 않았는데 자궁이 자주 뭉치면 혹 조기 진통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약 진통을 느끼면 우선 방광을 비울 필요가 있다. 방광이 차 있으면 더욱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가 진단을 위해 손가락 끝을 배꼽 위에 올려놓고 자궁 수축을 촉진하여 1시간에 3번 이상의 수축이 있고 그것이 규칙적이라면 조기 진통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이 수축하고 있을 때는 복부가 단단해지고 수축이 끝나면 부드러워진다.
병원에서는 규칙적인 자궁 수축과 함께 자궁 경부가 분만을 준비하는 변화를 보이거나 자궁 경부가 2㎝ 이상 열려 있는 경우, 자궁 경부의 소실이 80% 이상이면 조기 진통으로 진단하게 된다. 내진을 통해 경관의 변화를 측정함은 물론 질 검사로 양수의 노출과 조기양막파수 유무를 확인한다. 자궁 경부에서 조산시 채취되는 화학 물질인 파이브로넥틴이 검출되는지 조사하는 태아 파이브로넥틴(Fibronectin) 검사를 해보거나, 자궁 경관의 길이를 초음파로 측정하여 조기 진통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 그 밖에 혈액 검사나 양수 검사, 소변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일단 조기 진통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왼쪽으로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입원 후 수액 투여 및 자궁 수축 억제제, 항생제 치료 등 출산을 늦추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태아의 폐 성숙을 위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하며, 이를 통해 신생아 사망률을 줄이고 호흡 곤란 등 조산으로 인해 태아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등을 줄여나가게 된다. 임신 주수와 태아의 성숙도는 신생아의 생명과 관련이 깊어서 조기 진통의 치료는 임신의 주수를 늘리고 태아의 가관을 성숙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 간혹 임신 기간 내내 병원에 입원해서 안정을 취했다는 산모가 있듯 치료를 해도 조산기를 계속 보이는 산모도 있다.
입원을 하지 않는 경우나 퇴원 후에도 조기 진통이 있었던 산모라면 무리한 운동이나 작업은 절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산모들이 대청소나 운동, 혹은 이사 등 무리한 활동 후에 조기 진통을 느꼈다고 호소하곤 한다. 김은성 원장은 “산모가 무리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너무 누워만 있으면 산모의 근육이 쇠약해진다거나 칼슘이 부족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변비나 산후 회복이 지연되기도 하므로 조기 진통이 안정권에 들어서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충고한다. 활동량 부족으로 태아가 너무 커버린다거나 출산이 예정일보다 늦어질 수도 있으므로 임신 36주가 지나면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원만한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
조기 진통을 예방하기 위해 해야 할 일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조기 진통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확실한 예방법도 없지만, 조기 진통의 위험이 높아지는 인자는 존재한다. 산모의 나이가 20세 이하로 어리거나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일 때, 유산 경험이 있거나 다산일 때가 그렇다. 특히 쌍둥이 임신일 경우 그 위험이 높아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은성 원장은 “흡연이나 영양 상태의 불균형은 산모로서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또한 이전에 조산의 경험이 있거나 28주 이전에 출혈이 있었다면 더욱 조심해야지요. 자궁 내 다양한 염증들도 조산의 큰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냉이나 성병 등을 미리미리 치료하고 계획적인 임신을 하는 것도 조기 진통을 통한 조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라고 전한다. 간혹 무리한 성생활이 조기 진통을 부르기도 하므로 임신 초기와 말기에는 부부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감염을 막기 위해 임신 중 콘돔의 사용을 권하는 의사도 있다.
이전에 조산의 경험이 있는 산모의 경우 다음 임신에서 조산의 위험성은 3배나 높아지며 조산은 자녀에게 유전이 된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하는 것이 좋다. 조기 진통의 원인이 되는 산부인과와 내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조기 진통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산모는 적극적으로 주기적인 산전 검사를 통해 조기 진통을 사전에 인지하고 조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은성 원장이 답하는 그래도 궁금한 몇 가지 Q 조기 진통 치료제가 부작용이 있지는 않나요?
A 자궁 수축 억제제로 사용되는 약물 중 유토파의 경우 간혹 산모들이 숨이 차오르고 손이 떨린다는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미식거림, 흉통,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 밖의 약물에 의해 태아에게 양수 과소증이나 신생아 골기형 등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조산은 태아에게 결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만으로 치료를 미룰 수는 없다. 따라서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심전도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약물 투여가 적절한지 여부를 진단한 후 신중하게 투여하게 된다.
Q 자궁 수축 억제제로 출산이 지연되지는 않나요?
A 조기 진통은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진단 또한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만일 조기 진통 환자가 아닌데 자궁 수축 억제제 사용 등 너무 적극적인 치료를 하게 되면 오히려 정상적인 진통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조기 진통 진단을 받은 산모 중 50%는 조기 진통 환자가 아니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조기 진통 산모들의 출산이 늦어지는 더 큰 이유는 운동량 부족에 있다. 조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출산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안정만 취하는 경우 진통이 늦어지게 된다. 36주가 넘어 출산을 하여도 무리가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면 적절한 운동을 통해 출산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조기 진통이 오면 꼭 왼쪽으로 누워야만 하나요?
A 자궁으로 흐르는 혈류는 오른쪽에 있는데 임신 후기로 갈수록 자궁이 커지면서 오른쪽으로 눕게 되면 혈관이 눌리게 된다. 따라서 조기 진통 산모는 물론 산모라면 누구나 왼쪽으로 눕는 것이 자궁의 혈류 공급에 좋다. 또한 소변을 참아 버릇하면 팽창된 방광으로 복압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자궁 경관에 영향을 주어 자궁 수축이 일어날 수 있다. 조기 진통 산모는 기침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 복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므로 절대 소변을 참는 일이 없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