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전 병원 면도의 굴욕을 예방하고 임신 중 분비물을 보다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브라질리언 왁싱에 대한 임신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임신 중에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는 방법과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① 분만 전 제모, 꼭 해야 할까?
분만할 때 회음절개 부위의 감염 위험을 줄이고, 출산 후 산욕열이나 태아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만 전 회음부를 제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18년 국제보건기구(WHO)는 자연분만할 때 회음부 제모를 시행하는 것은 권유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회음부를 제모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 태아 감염, 회음부 상처 부위 감염, 산욕열의 발생 횟수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제모를 원치 않는다고 하지 않는 이상 회음부 제모를 시행하는 사례가 많다. 보통 분만실에 입원하면 간호사가 면도기나 가위를 이용해 면도하는데, 이 과정은 임신부들 사이에서 내진, 관장과 함께 ‘출산 3대 굴욕’으로 불리곤 한다. 제모한 후 자라난 음모들이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어 출산하고 나서 오로 관리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② 해본 사람만 아는 효과, 브라질리언 왁싱
병원 면도의 불편함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분만 전 왁싱을 선택하는 임신부들이 늘고 있다. 어차피 할 제모, 내 돈 주고라도 굴욕 없이 좀 더 깔끔하게 해보자는 것. 임신부들이 많이 모이는 맘카페에서는 왁싱 정보와 후기를 공유하는 글을 흔히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왁싱 숍에서 시술을 받는 사례도 늘었다고 한다.
왁싱은 녹인 왁스를 체모 중심으로 도포했다가 굳으면 떼어내면서 모근까지 제거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꾸준히 시술해 털이 천천히, 예쁘게, 가늘게 나게 하는 모질 개선이다. 또 지저분한 음모를 정리하고 제거하면 미관상 보기도 좋고 청결도 유지할 수 있다. 생리때 그 장점이 빛을 발하는데, 음모에 생리혈이 묻거나 템포를 착용할때 음모가 같이 들어가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그래서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는 그 효과는 보통 4~6주, 길게는 8주 정도 간다.

③ 전문의와 상의 후 시술해야
그럼 ‘임신 중’에 해도 안전할까? 많은 임신부가 궁금해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조건부 Yes’다. 어떤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왁스에는 오일 등 여러 성분이 섞여 있다. 하지만 피부를 통한 흡수량은 미미하기 때문에 임신부나 태아에게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다만, 임신하면 외음부에 부종이 생기고 피부 자극에 민감해지거나 왁스가 뜨겁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비단 임신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 등으로 약을 먹거나 연고를 발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부담이 되기에 더욱 고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왁싱 전문가도 “건강한 임신부에게는 안전하지
만, 모체와 태아의 건강상태에 대해 전문의의 소견을 듣고 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가 있는 숍에서 안전한 제품을 이용해 안전하게 시술받는 것도 중요하다.

④ 시술은 임신 20주 이후에
왁싱 전문가들은 보통 임신 20주 이후부터 출산 예정 일주일 전까지를 가능 기간으로 추천한다. 분만 전 1회만 시술받는 경우도 있고, 분만 때까지 2~3회 이상 받는 경우도 있다. 생리는 안 하지만 임신으로 분비물이 늘기 때문에 위생과 청결 유지를 위해서라면 임신 20주부터 출산할 때까지 4~6주 간격으로 3~5회 시술을 권하기도 한다. 비용은 지역이나 사용 제품, 시술자의 경력 등에 따라 다른데, 안전한 제품을 사용해 전문가에게 시술받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3~5회 받을 시 20~40만 원 정도 든다.
모든 왁싱이 그렇듯 시술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통증을 감수해야 한다. 안 아프다면 거짓말이란 얘기. 이러한 부담과 긴장이 태아에게 전해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시술한다. 특히 왁싱이 처음이라면 임신 후기에 하기보다는 중기부터 경험을 쌓는 방법도 있다. 통증에 민감하거나 피부가 유난히 예민한 경우 시술을 중단하는 일도 있다고 하니 참고할 것.
왁싱 후 음모가 다시 자라는 시기는 보통 10~14일이 지나고 나서다. 외부 압력이나 각질로 인해 새로 나는 털들이 피부 속으로 자라는 인그로운 헤어를 예방하기 위해 시술 후에는 넉넉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