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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출산준비

아빠의 출산준비남편과 분만실 동행, 그 득과 실

임신 10개월을 보내고 드디어 출산의 순간. 고통과 감격의 그 순간을 남편과 함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든다. 과연 남편과 출산의 순간을 함께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겪어본 엄마만 아는 남편과의 분만실 동행,
그 진솔한 고백.

남편과 분만실 동행, 그 득과 실
출산 직전 모든 산모가 한 번쯤 하는 고민, 바로 남편과 분만실 동행 문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편과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요즘은 탯줄 자르는 일을 의사의 몫이 아니라 남편의 몫으로 여기는 시대다. 남편과 함께하는 분만은 산모에게 의지가 되고 안정감을 줄 수 있어 심리적인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낸다. 얼마 전 첫아이를 출산한 조혜미 씨는 남편과의 동행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한다. “남편과 처음부터 같이 있지는 않았는데 제가 힘을 잘 못주어서 남편을 분만실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어요. 남편이 손을 잡아주고 도와주니 힘주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제가 힘줄 때 남편도 함께 힘을 불어넣어주니 이 순간 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도 들었고요.”

긍정적인 효과는 비단 산모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아빠가 직접 아이의 출생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아이와 아빠의 부성 애착을 형성하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세상에 처음 나오는 순간을 함께하고 직접 탯줄을 끊으며 ‘아빠’가 된다는 느낌을 보다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는 것. 이제 막 태어난 내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를 직접 안아보고 만져보면서 이제 정말 ‘아빠’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 첫 순간이 된다. 엄마는 태동을 느끼며 아이와 10개월을 동고동락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남편은 ‘아빠’라는 사실을 느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분만실 동행은 아빠의 양육 참여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발판도 된다.

그러나 남편과 함께 분만실에 들어간 엄마들 중 일부는 남편의 분만실 동행이 그리 좋은 기억만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출산 과정 중간 중간 자궁에서 나오는 이물질, 양수, 태반 등 보여주기 싫은 부분을 남편이 직접 보는 것이 싫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여자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모든 것을 본 남편의 반응이 매우 신경 쓰였다고. 이렇듯 남편의 분만실 동행으로 여성으로서 성적 매력도가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아내들이 있는 한편,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는 닭살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강서미즈메디병원 분만실 수간호사 최미란 씨는 산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적다고 귀띔한다. “최근에 분만하는 산모들은 대부분 남편과 동행해요. 부득이한 경우나 제왕절개 수술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남편과 함께 분만실로 들어오는 추세지요. 남편은 산모가 진통할 때는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도와주다가 분만이 시작되면 산모의 머리 쪽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요. 산모의 머리 위쪽에서는 아이가 나오는 세세한 과정을 볼 수 없답니다. 위치상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의사 선생님이 중간 중간 알아서 가려주거든요. 또 비위가 유독 약하거나 겁이 많은 남편은 탯줄 자를 때만 잠깐 참여하기도 합니다.”

남편의 분만실 동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출산 전에 담당 의사와 상담해보는 것도 한 방법. 단, 그 전에 반드시 남편의 의사를 물어보고 그의 생각을 존중해줄 것. 남편의 분만실 동행을 너무나 당연시하거나 남편에게 강요하지는 말자. 나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며, 남편은 생각보다 겁쟁이이거나 비위가 약한 남자일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의 강요나 고민이 아닌, 남편과 아내가 한마음 한뜻이 될 때 아이 탄생의 기쁨도 배가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