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유전자에 의한 기형
이 기형은 유전에 의한 것으로 엄마나 아빠 중 한 명이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어 아기에게 그대로 유전되는 경우이다. 단일 유전인자에 의해서 유전된다고 알려진 질병은 3900여 종류로 정상적인 산모 1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단일 유전인자 질환은 염색체 중에서 상염색체 우성 질환, 상염색체 열성 질환, 반성 열성 질환, 반성 우성 질환 등 네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상염색체 우성 질환의 종류로는 난쟁이, 코끼리 모양의 피부, 몸의 마비와 치매 현상을 보이는 헌팅턴무도병 등이 있다. 상염색체 열성 질환은 정신박약아를 유발시키는 페닐케톤뇨증, 피부백색증, 여성도 남성도 아닌 중성, 부신 효소 부족으로 여성이 남성처럼 변화되는 선천성 부신증식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성 열성 질환은 보인자인 어머니를 통해서 남아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혈우병, 근위축증, 성선발생부전증, 자폐증 등이 이에 속한다. 반성 우성 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은 곱사병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다인자성 유전에 의한 기형
유전인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중에 특정한 증세가 자주 발현되는 기형 유전을 말한다. 따라서 기형아 가족 중에 나타나는 확률이 보통보다 높다. 유전인자와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되는 유전 질환으로 언청이, 선천성 심장병, 무뇌아 등의 선천성 기형과 간질, 정신병, 우울증,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의 성인성 질환 등으로 나타난다.
무뇌아는 대표적인 다인자성 유전으로 두개골이 없으면서 대뇌도 같이 없거나 흔적만 남아 있는 경우이며, 양수과다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또 외형적으로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중에는 선천성 고관절 탈구가 있다. 선천성 고관절 탈구일 경우 보통 남자아기보다 여자아기에게 많이 나타나며, 태어난 후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
구순열과 구개열 등 구강 구조에 이상이 있는 기형도 흔하다. 부모가 정상인 경우 첫아기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둘째 아기에게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4% 정도.
염색체 이상에 의한 기형
전체 태아의 7.5% 정도가 염색체 때문에 기형을 일으킨다. 하지만 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는 대부분 자연유산되고, 0.6% 정도만 염색체가 분리되지 않아 생기는 염색체 구조와 숫자 이상을 가지고 태어난다.
염색체 이상의 대표 질환은 다운증후군, 정신박약, 지능 저하를 동반한 선천성 심장병, 십이지장협착증 등이다. 원인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다운증후군 보인자인 경우이며,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서도 임신부의 나이가 고령이면 난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성염색체 이상 질환으로 X염색체가 하나밖에 없는 여아의 터너증후군은 정신박약이나 불임이 될 수 있고, X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남자는 무정자증을 일으킨다. Y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남자아이는 키가 크고 여드름이 많으며, 지능은 그다지 떨어지지 않지만 흔히 학습 장애가 나타난다.
태아 감염에 의한 기형
임신 11주 이내에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100%이고, 11~16주에는 50% 정도이다. 풍진에 감염된 태아는 백내장, 선천성 심장병, 중추신경계 이상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풍진은 감기와 비슷하여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 반드시 항체 검사를 해야 한다.
톡소플라스마는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에 기생하는 기생충의 일종. 고기나 음식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임신부가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리면 태아에게 소두증, 수두, 시각 장애 등의 기형이 생긴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애완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접촉한 경우라면 반드시 톡소플라스마 항원·항체 검사를 받도록 한다.
임신부 질환에 의한 기형
엄마에게 질병이 있으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친다. 특히 매독이나 에이즈 등은 태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당뇨병 등도 선천성 심장병이나 고관절 탈구, 언청이, 손가락이 6개인 육손 등의 기형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뇨가 있는 임신부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거대아를 낳을 수 있다. 당뇨병 임신부의 태아가 기형이 되는 것은 임신 7주 이전. 따라서 이 시기에 치료하면 기형이 발생할 염려는 없다.
약물 복용에 의한 기형
임신 중 잘못된 약물 복용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게 된다. 하지만 임신 초기,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긴 경우는 대부분 유산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임신 중 한두 번 복용한 감기약으로 기형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몇몇 위험한 약에 대해서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더욱이 약물을 복용했다고 해서 모두 기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약물의 성분, 용량, 복용 시기, 복용 기간을 알고 기형아 검사를 받도록 한다. 방사선 노출 역시 태아 기형을 유발할 염려가 있으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복부 X선 촬영 등의 방사선 노출은 가능한 한 피한다.
알코올과 흡연에 의한 기형
가끔 적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 되지 않으나, 한꺼번에 많이 마시거나 매일 마실 경우에는 태아의 뇌에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어 소두증, 정신박약아가 태어날 수 있다.
임신 중 흡연도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담배의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이 태아에게 전달되어 태아의 성장 발육을 저해하고,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태아의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임신부의 흡연뿐 아니라 간접 흡연도 태아의 뇌신경에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