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 하는 1분 상상_ 타임머신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느 세상으로 가볼까? 신라 시대로 날아가서 멋진 화랑이 되어 삼국통일의 공을 세울까?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자는 갓난아기가 되어볼까? 아니면 10년 후, 100년 후의 미래를 살짝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우리 가족이 탑승할 타임머신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미래 상상 중 가장 획기적이면서도 짜릿한 상상은 아마도 ‘타임머신’이 아닐까 싶다. 멋진 기계를 타고 과거나 미래로 여행할 수 있는 타임머신은 이미 1895년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로 탄생했다. 이 소설 속에서 타임머신은 광속보다도 빠른 회전운동을 통해 4차원 공간을 거쳐 미래로 이동한다. 주인공은 80만년 앞의 미래에서 퇴화된 인류의 모습을 보고, 3000만 년 앞의 미래에서 인류가 멸망한 세계를 보고 돌아온다. 이후 타임머신은 많은 공상과학소설 작가들에 의해 재탄생되고, SF 영화의 소재로도 활용되어 왔다.
영화나 소설로 타임머신을 접한 사람들은 여전히 타임머신을 ‘공상’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 타임머신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과거에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시간 여행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 사항이었다. 그래서 저명한 물리학자들은 시간 여행에 관해 글을 쓰면서도 ‘타임머신’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남몰래 ‘타임머신’ 연구에 매진했고, 밤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시간 여행자》의 저자이자 미국 코네티컷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로날드 말렛 교수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는 어린 시절 심장마비로 아버지를 여의고, 타임머신 제작에 대한 강한 동기를 얻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버지를 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꿈들이 모여 과학자들은 20세기 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은밀했던 시간 여행 연구를 세상에 공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과학자들이 공개적으로 타임머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 시간과 타임머신에 대한 오해
말렛 박사는 타임머신을 이해하려면 시간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했다. 시간은 변경될 수 있고, 시간의 흐름 역시 바뀔 수 있으며 따라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시간에 대해 한 말을 이해했다면 타임머신 제작의 기초 이론을 터득한 것이다.
- 로날드 말렛 박사
시간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의 물리학》 저자이자 이론물리학의 대가인 미치오 카쿠의 설명으로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시간에 대해 세 가지 오해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오해는 시간이 어디서나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두 번째 오해와 연결되는데, 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간다고 믿지만 그렇지 않다. 예컨대 중력이 작은 우주 공간에서는 지구에서보다 시간이 더 천천히 흘러간다. 세 번째로 우리는 3차원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 세계에 살고 있다. 시간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으며 장소마다 다른 속도로 지나간다. 즉, 타임머신을 이해하려면 시간을 기계적 의미가 아닌 차원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타임머신의 유형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타임머신’이라고 하면 우주선이나 자동차 같은 형태를 기계를 떠올린다. 웰즈의 타임머신과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언 타임머신(DeLorean time machine)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처럼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계 외에도 다양한 타임머신이 존재한다.
미국 드라마 <타임 터널>에 나오는 터널형 전송 장치 또한 타임머신의 일종이다. 지상에 설치된 대형 전송 장치가 시간 여행자를 특정 시공에 전송하고 돌려받는 형태이다.
통신수단도 타임머신이 될 수 있다. 이때에는 시공을 넘어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만 갖고 있으며 미국 영화 <프리퀀시>나 우리나라 영화 <동감>의 무전기가 이 부류에 속한다. 말렛 박사가 연구하는 타임머신의 종류는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시간의 틈을 벌리는 것이다.
이 빛줄기의 순환은 빈 공간에 뒤틀림을 형성한다. 그 안에 중성자를 넣으면 빈 공간의 역할 때문에 중성자도 뒤틀리게 된다. 빛의 강도를 높이면 공간에 더 강한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고 시간마저 뒤틀려 고리를 형성한다. 정상적인 시간이 뒤틀려 고리가 생기면 그 고리를 통해 과거에서 현재, 미래 또다시 과거로의 이동이 가능해진다.
- 로날드 말렛 박사
사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 것도, 말렉 박사의 타임머신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말렛 박사가 이 이론을 정리하는 데만 해도 20년이 걸렸다고 하니 보통 사람들로는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끊임없는 상상과 꿈 덕분에 타임머신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 년 동안 오직 타임머신만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껏 타임머신 영화를 본 적도 수십 번, 영화에 나오는 타임머신 모형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그는 타임머신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물론 지금 당장 사람들을 과거로 보내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빛의 순환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과거로 보내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타임머신을 의심하고, 말도 안 되는 공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렛 박사는 말한다. “하늘을 여행하는 비행기가 알려지던 때를 다시 기억해보라. 20세기 전의 수많은 유명 과학자들은 인간의 힘으로 하늘을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우리가 비행의 원리를 알지 못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