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네 살, 미운 일곱 살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언제나 ‘지금 현재’가 아이의 가장 미운 나이로 느껴지기 마련. 그러나 아이의 현재 발달 단계를 이해한다면 미운 짓조차 예뻐 보일 것이다.
4 age
“끊임없는 질문과 반항에 지칠 지경이에요.”
이 시기, 어떤 발달을 하나요?
이 시기 아이는 신기한 말을 많이 하는데, 가르쳐주지 않은 말도 하고, 가르쳐준 말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바꾸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언어 사용이 능력이 부쩍 늘어 어른은 아이를 보며 감탄하기도 하지만, 이미 아이의 인지 발달과 행동 발달은 언어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즉,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언어 표현이 아직 미성숙해 행동으로 먼저 옮기게 되면서 엄마에게 제지를 당하는 일이 많고, 이때 엄마와 트러블이 생기며 아이는 짜증을 내거나 말을 듣지 않게 된다. 이제 아이는 스스로 제법 컸다고 생각해 부모가 무언가를 해주려 할 때 스스로 하려고 하며 움직임이 많고 늘 무언가 하려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수도 많이 해 결국 부모의 속을 썩인다. 하지만 아이는 그럴수록 부모의 “안 돼”라는 말에 심하게 반항하고 투정을 부린다. 한창 말을 배우는 이 시기의 아이는 말은 많아지나 논리성은 없고 무엇, 누구, 어디, 어떻게, 왜, 언제 등을 끊임없이 물어보지만 부모가 일일이 대답해주기에는 역부족인 질문이 너무 많다. 또 정리라는 개념을 배우긴 했지만 아직 스스로 정리는 잘하지 못하는데, 엄마가 볼 때는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 같기도 하고 가르쳐주어도 잘 못하고 엉성하기만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런 와중에 장난감을 꺼내서 잠시 가지고 놀다가 책을 꺼내고. 그러다가 공을 꺼내오고 인형을 가지고 오면서 정리하지 않는 모습을 본 부모는 한 가지씩 놀고 정리한 다음 다른 것을 꺼내는 습관을 가르치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스스로 다 컸다고 생각하는 아이, 반항을 하네요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언어가 늘면서 아이는 끊임없이 비논리적인 질문을 한다. “엄마, 왜 여기 종이가 더러워요?”, “뭐가 묻었으니까”, “왜 뭐가 묻었어요?” “글쎄”, “왜 뭐가 묻었어요?”, “모르겠는데?”, “왜 뭐가 묻었어요?”, “모르겠다니까!” 식의 대화가 반복되는 귀찮은 상황이 수시로 일어난다. 그리고 아이의 투정이 부쩍 심해지는데 이는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생겨 엄마의 말에 반기를 들어 첫 번째 반항 시기를 겪기 때문이다. 이것을 자아 형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 행동하기 때문에 엄마의 적절한 통제가 자신을 구속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직 불안해서 아이가 하려는 행동을 자꾸 막으려 하고, 아이는 이 시기에 자신이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것에서 대립이 발생한다. 이런 점은 아이가 나이에 대한 개념을 가지며 또래를 알아보고 서로 함께 놀고 사귀면서도 느낀다. 운동력이 왕성해진 아이는 점점 친구와의 놀이에서 던지고 때리며 뺏는 등의 행동을 하며 남에 대한 배타적 느낌과 스스로에 대한 본능적 방어 감각이 생기면서 싸움과 사고로 번지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며 억제하다 보면 아이는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고 훈육 기준을 세우세요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 할 때, 그것이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허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조건 막기보다는 시도하도록 기다려주고 생각할 시간을 주며 잘 지켜봐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거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 일반적으로 이 시기 남자아이의 경우 아빠와 함께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아빠의 역할을 많이 배우면서 아빠처럼 행동하려고 하고, 아빠처럼 커지고 힘이 세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엄마는 아빠처럼 행동하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를 원하기 때문에 아들과 엄마 사이에 충돌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여자아이는 엄마의 행동을 따라 하는 반면 자아도 형성돼 무언가를 판단하는 데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모 입장에서 볼 때 아이가 너무나 변덕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또 아이가 이미 말귀를 알아들으니 성급한 엄마는 이 시기 아이에게 과도한 학습을 시키려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직은 놀이로서 학습하는 시기이므로 가만히 앉아 책을 보는 학습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부모의 기대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마련. 따라서 이 시기에 성급하게 학습을 강조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이다. 또 아이가 투정을 부리고 자기주장을 펼 때 이를 받아주어야 할지 말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떼를 쓰는 정도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정해두고 훈육을 하는 것이 좋으며, 부모가 기준으로 정한 선을 넘을 정도로 투정이 심할 경우 엄격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 훈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므로 무엇보다 이를 유지하도록 부모가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훈육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회초리를 쓰려 하기 보다는 칭찬 스티커를 이용하거나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한춘근 (한국아동발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