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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가이드감기가 아니라 ‘만성식체’라고요?

지긋지긋 떨어지지 않는 감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항생제와 해열제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라면 혹시 만성식체는 아닌지 의심해보자. 만약 만성식체일 경우 그로 인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세 이하 영유아에게 많이 나타나는 만성식체. 증상이 비슷한 감기나 아토피 등으로 오인하기 쉬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성식체(식적)’와 ‘식체’는 무슨 차이?

감기가 아니라 ‘만성식체’라고요?
노원 함소아한의원 최승용 원장은 “과식을 하거나 소화가 안 되어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할 때 흔히 ‘체기가 있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한방에서는 ‘식체’라고 부릅니다. 이때 소화제를 먹거나 손가락 끝을 따서 사혈하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만성식체’는 다릅니다. 이를 다른 말로 쌓일 ‘적’을 써서 식적(食積)이라고 하는데, 식적은 지속적인 식습관이 원인이기 때문에 만성적이고 증상도 다양합니다.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고 쌓여서 대변 냄새, 방귀 냄새도 심한 편입니다. 또 체기가 있으면 기혈의 순환이 막혀 열이 생기는데, 이 열이 소화기를 거쳐 입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입 냄새가 나기도 하죠”라고 설명한다. 식적은 소화기 증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토끼 똥처럼 동글동글한 변을 보거나 변비, 코막힘, 가려움증, 두드러기 등 다른 질환의 증상과 흡사해 부모들이 엉뚱한 치료를 받고 잘 낫지 않는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10명 중 8명 정도로, 소화기가 약한 3세 이하 영유아에게 잘 나타나므로 부모들은 원인도 모른 채 연약한 어린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만 쌓여간다.


잘못된 상식과 식습관이 식적을 만든다
식적은 주로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다. “무조건 많이 먹어야 쑥쑥 크지” “자기 전에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져서 더 잘 자” “일단 배를 채우는 게 중요해” “우유는 많이 먹을수록 키가 크는 거야” “아기용 분유나 우유는 소화가 잘되니까 괜찮아” 같은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도 문제다. 최승용 원장은 “과식이나 폭식, 밤에 자기 전에 먹는 습관, 분유를 너무 오래 많이 먹는 등의 경우, 앞서 본 증세가 있다면 아이가 식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가 돌이 될수록 분유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이유식 횟수가 늘지 못하고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면 당연히 성장도 더디게 나타날 수 있고요. 키가 크기 바라는 마음에 아이에게 생우유를 하루에 1,000㎖씩 주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한 행동이에요. 우유의 하루 권장량은 400㎖를 넘지 않는 것입니다. 생우유는 분유보다 더 소화가 안 되며, 보통은 냉장고에 있던 우유를 꺼내 먹기 때문에 차가운 것이 배 속에 들어가면 탈이 나기도 더 쉽습니다. 모유는 소화가 잘되지만 모유와 생우유를 같다고 보면 절대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고,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방해하는 햄버거, 라면 같은 인스턴트식품과 기름에 튀긴 치킨, 각종 튀김, 전과 부침개, 볶음류, 빵과 국수 같은 밀가루 음식 등을 자주 먹는 습관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탄산음료 등도 위장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식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거나 동생이 태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욕구불만을 해결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체가 만성화되기 십상이다. 스트레스는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 ‘아이가 무슨 고민, 걱정이 있어 스트레스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라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이상해요!
“우리 아이는 이를 잘 닦는데도 입 냄새가 심해요!”
“약을 오랫동안 먹었는데도 감기를 달고 사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등을 자주 긁어달라고 하는데, 아토피는 아닐까요?”
“변비이거나 설사를 하거나… 똥을 시원하게 못 싸요!”
“어른도 아닌데, 방귀를 뀌면 냄새가 너무 독해요!”
“밤에 잠을 편하게 못 자고, 이상한 잠버릇이 있어요!”

아이에게 나타난 위와 같은 이상 징후는 많은 부모가 고민하는 상담 사례다. 언뜻 봐서는 치과 질환이나 감기, 비염, 변비, 피부 질환, 야제증 등으로 여겨지지만 이는 모두 식적의 증상이다. 최승용 원장은 “식적인 아이는 대부분 똑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엎드려서 엉덩이를 쳐들고 자거나 창가나 땅바닥 등 시원한 곳을 찾아 대굴대굴 굴러가서 자거나 잠을 깊이 못 잡니다. 위가 편안하지 못하고 과로에 시달리다보면 속열이 생기기 때문이죠. 식적으로 인해 가슴이나 등 부분이 더워지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머리는 뜨끈뜨끈한데 손발은 차지요”라고 말한다. 만성적인 체기가 있으면 아이는 피로를 자주 느끼고 매사에 의욕도 떨어진다. 따라서 집중력도 약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인다. 신물이 올라오면서 입맛이 떨어져 체중이 줄어들고,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올챙이배처럼 배가 볼록 나오는 증상도 나타난다. 이 밖에 아이가 등이 간지럽다고 하거나 입 주변에 뾰루지가 나면 표면적으로는 알레르기와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으로 보이지만 음식의 독소가 몸 안에 쌓이면서 생기는 증상으로 식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입 주변에 뾰루지가 나는 이유는 소화기 관련 경락이 흐리기 때문. 잔기침과 코막힘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도 알고 보면 식적인 경우가 많다.


식적 치료는 침 치료와 한약으로
최승용 원장은 식적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식적인 아이는 위장이 늘 부어 있어 횡격막 등 폐와 관련된 기운의 흐름을 방해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것. 만약 잔기침이나 콧물, 코막힘, 가래, 등의 증상이 계속되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아이의 호흡기에 영향을 미처 비염이나 천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피부 가려움증 역시 아이가 손톱으로 긁으면 흉터가 남기도 하지만 상처 난 피부로 세균이 침입해 상태가 악화되고, 때로는 아토피를 유발하기도 한다.
“식적을 치료하면 감기나 아토피가 호전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슨 질환이든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순서인 거죠. 얼굴에 여드름이 나면 장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평소에 아이의 몸과 행동의 변화가 식적의 증상과 비슷하다면 우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세요. 식적을 아토피로 알고 아토피 치료를 받은 것이 오히려 아토피를 유발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평소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소화기가 약하고 민감한 아이는 먹는 즉시 체하고 구역질을 하는 등 반응이 바로 오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가능하지만, 식적이 있는 아이는 겉으로 봤을 땐 잘 먹고, 소화가 잘되는 것처럼 보여 치료가 늦어지는 일도 생긴다. 한방에서는 소화가 잘되는 혈 자리를 짚어주는 침 치료와 함께 한약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한약으로는 위를 편안하게 해주는 ‘평위산’이 있다. 평위산은 소화액이 많이 나오도록 해 소화를 돕고 복부에 찬 가스를 몸 밖으로 빼주는 데 효과적이다. 위장의 긴장을 풀어 순환을 돕기도 한다. 식적으로 인해 기침이 오래된 경우에는 ‘사백산’을 처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생활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식적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곧 식적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취재에 도움 주신분 : 최승용(한방소아과 전문의)
자료제공 : 함소아한의원(www.hamso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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