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은 No, 비타민 캔디는 Yes!
사탕과 영양제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비타민 캔디’에 대해 알아봤다.

1. 사탕? 비타민? 헷갈리는 정체성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 아이들과 약국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코너가 있다. 바로 비타민 캔디 판매대. 뽀로로, 시크릿 쥬쥬 등 인기 캐릭터로 눈길을 끄는 데다 입안에 넣으면 퍼지는 달콤한 맛으로 아이를 사로잡는다. 부모 입장에서도 ‘비타민’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 이미지 덕에 사탕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하며 쉽게 허락한다. 하지만 약국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타민 캔디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 캔디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기능식품도, 영양제도 아닌 일반 식품류인 캔디에 ‘비타민’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것은 비타민 함유량이 미미해도 명칭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편의점, 마트 등에서 쉽게 비타민 드링크, 비타민 젤리 등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영양제 구분법, 일반의약품 vs 건강기능식품
일반의약품 일반적으로 영양제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은 ‘건강기능식품’ 또는 ‘일반의약품’ 두 가지에 한한다. 이 중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영양제는 약국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임상적 근거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며, 깐깐한 허가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예방 및 치료’라고 표시할 수 있다. 또한 주성분뿐 아니라 안정성 등을 위해 첨가제를 혼합하는 경우 배합 방법까지도 관리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약국, 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영양제는 ‘건강기능식품’에 속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 생리 활성화를 통한 건강 유지 및 개선을 위해 섭취하는 것으로 일반의약품에 비해 허가 기준의 폭이 넓다. 가령 비타민 캔디의 경우, 1일 비타민 권장량의 30%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식품류인 비타민 캔디 비타민 C 함량이 30% 미만이거나 당이 50% 이상 들어 있다면 일반 식품으로 본다. 즉, 비타민이라는 글자가 붙었다고 다 같은 비타민 캔디가 아닌 것. 따라서 제품 뒷면에 표기된 정보란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열량, 원재료명, 원산지 등이 표시되어 있으며, 포도당, 정제당, 맥아당 등 다양한 당 첨가물을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이도 저도 헷갈린다면 패키지의 식품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건강기능식품은 명확하게 ‘건강기능식품’으로, 일반 식품은 ‘식품유형 : 캔디류’와 같은 식으로 표기되어 있다.

3. 알고 보니 설탕 덩어리?
한국소비자원에서 비타민 캔디 20개 제품에 대한 영양성분 함량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당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6~8세 여아를 기준으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1일 섭취기준량은 37.5g. 어린이 비타민 캔디의 당류 함량은 1회 섭취량 당 3.81~10.48g으로 1일 섭취기준량의 최대 28%에 달한다. 동전 크기만 한 비타민 캔디 3~4개만 먹어도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셈이다. 과한 당분 섭취는 식욕 및 면역력 저하, 소아비만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아이들은 당분 섭취를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탕 중독에 빠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납작한 동전 모양과 츄어블 형태가 많은 비타민 캔디는 스스로 먹을 수 있는 3세 이후 섭취를 권한다. 또 씹어 먹거나 치아에 달라붙는 츄어블 형태의 제품은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니 먹은 후에는 입안을 물로 헹구거나 양치질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4. 건강에 좋은 비타민 캔디 고르는 법은?
그렇다면 비타민 C 함량이 30% 이상이어서 건강기능식품이라 볼 수 있는 비타민 캔디는 마음 놓고 먹여도 될까. 이런 제품은 비타민의 함유량은 충족하지만, 정작 첨가한 당류는 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칫 많은 당을 섭취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안전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제품의 제조, 가공, 유통, 판매를 권장하기 위해 품질인증 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 포도당 캔디가 뭔가요?
비타민 캔디와 더불어 인기가 많은 포도당 캔디는 95% 이상이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포도당 캔디를 먹으면 컨디션이 회복되고 집중력도 높아진다’는 얘기가 확산되었는데 이는 일부 맞는 말이다. 포도당 캔디는 몸에 빠르게 흡수되어 에너지로 신속히 전환된다. 또 뇌는 당으로만 에너지를 만들기 때문에 뇌를 많이 쓰는 경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포도당을 단시간에 많이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급속히 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져 피로감이나 공복감을 더 느낄 수 있으니 필요한 경우에만 섭취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