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별로 다른 엄마의 대처 요령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왔을 때, 혹은 싸움을 끝낸 상황에서 무조건 상대방 친구를 비난하거나 반대로 아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선 아이를 진정시킨 후 어떤 이유로 싸움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의 생각과 설명을 충분히 들어줄것. 이때 아이가 마음이 상해 있다면 먼저 아이의 마음부터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한다. 이때는 다소 아이의 편을 들어줘도 좋다.부모가 너무 냉정하게 사태를 수습하는 태도만 보이기보다는 엄마 아빠는 언제나 아이 편에 서 있는 든든한 후원자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이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또 그래야 아이는 마음 놓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다. 한편 아이가 친구와 싸우는 장면을 직접 보았다면, 우선은 그 상황을 중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누가 잘못했는지 당장 따지는 것보다 우선 두 아이의 흥분된 감정 상태를 가라앉히도록 도와줄 것. 만약 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내 아이만 편들고 상대방 아이를 야단친다면 어른 싸움으로 번지기 쉽고, 반대로 내 아이만 더 야단친다면 아이는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일단 아이들이 진정한 후 싸움에 이르게 된 이유를 알아보아야 한다. 아이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본 후에는 객관적인 자세로 내 아이에 대해 생각해본다. 즉, 아이가 너무 자기중심적인지 혹은 친구와 사귀는 기술이 부족한지, 지나치게 공격적 성향이 있는지 등을 알아본 후 점차 이를 교정해줄 필요가 있다.

CASE01 “아이가 먼저 친구를 때리고 놀려요” why? 부모로부터 과잉보호를 받고 있거나 기질적으로 활동량이 많고 충동적인 아이는 공격 행동을 좀 더 많이 한다. 폭력적 영상물에 자주 노출된 아이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할 경우에도 아이가 공격성을 보이기 쉽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지나치게 억압하면 아이는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공격함으로써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solution 아이가 보이는 문제 행동 중 공격적 행동은 또래 관계를 맺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 이렇듯 공격적 행동으로 인해 또래 관계를 맺을 때 실패를 자주 경험한다면, 이후 인간관계도 큰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다.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릴 때 즉시 행동을 멈추게 한 후 아이가 화를 가라앉힐 수 있도록 사람들과 떨어진 곳으로 데려간다. 이때 아이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화를 가라앉히는 동안 맞은 아이에게 다가가 “괜찮니? 미안해. 아줌마가 00랑 먼저 얘기해볼게. 조금만 기다려줘”라고 얘기하고 온다. 아이가 진정된 후에는 무슨 일인지 침착하게 물어본다. 이때 아이의 폭력 행동을 나무라서는 안 된다. 아이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일단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준다. 그런 다음 지금 기분과 맞은 아이의 기분이 어떨지 아이에게 물어보며 아이 스스로 누군가를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그 후 아이와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보며 대안을 제시한다. 친구를 때리거나 욕하고 물건을 던지는 것은 나쁜 행동임을 분명히 알려주고, 그것을 대신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것. 바람직한 대안을 찾은 후에는 맞은 아이에게 사과를 하도록 한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CASE02“무조건 이기려고만 들고, 친구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아요” why? 부모가 늘 아이에게 학습적인 면만 강조하거나 어른스러움만 강요하면 아이는 몸과 마음 모두 여유를 잃게 된다. 그래서 반드시 뭔가를 이뤄내야만 한다는 마음에 자기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물건 혹은 자기 자신조차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친구 관계에서도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블록을 쌓을 때 친구로 인해 블록이 흐트러지거나 놀이에 방해를 받으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면서 싸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solution 평소 아이에게 “실패해도 괜찮아.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 아빠는 널 사랑할 거. 네가 못해도 널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단다”라는 말을 수시로 해준다. 아이가 친구와 싸운 후에도 상대방의 실수를 쉽게 용납하지 않고 질책하거나 자기변명을 한다면 일단 부정하지 말고 아이의 말부터 잘 들어준다. 바로 아이의 행동을 수정하려 하기보다 아이의 생각을 받아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 아이의 노여움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게 엄마의 의견을 말한다. 아이의 마음과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한 번에 바꾸기는 힘들기 때문에 엄마가 평소 아이와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누고 움직이는 활동을 해 아이와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함께 산책이나 소풍을 나갔을 때 자연스럽게 엄마가 실수를 하는 것이다. 돗자리 등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현장에 있는 신문지 등으로 대체하는 방법 등을 보여줌으로써 유연한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CASE03“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놀아요”

why? 성격이 예민하거나 고집이 센 아이의 경우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이 많다. 남과 나누는 것은 둘째치고 누군가가 자기 물건을 만지는 것조차 싫어하며, 친구 사이에서 자기만 최고여야 하기 때문에 친구와 다툼도 잦다. 또 기질적으로 소극적이고 조용한 아이는 친구에게 말을 먼저 거는 일조차 힘들어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solution 우선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돌아본다. 엄마와 사이가 좋고 잘 노는 아이는 집 밖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논다. 엄마를 통해 세상이 재미있고 살 만한 곳이라는 걸 깨닫고, 조금씩 그 범위를 확장시켜나가는 것. 반대로 집에서 엄마와 매일 전쟁을 치르고 야단만 맞는 아이는 밖에 나가서도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또 아빠와 형제 등 다른 가족과의 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정 안에서 배려하고 타협하는 등의 기본 능력을 갖춰야만 친구를 사귀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므로 일단 가정 안에서 아이를 최대한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부모, 형제와 충분한 관계를 맺은 후 친구를 만들어주도록 한다. 친구가 생긴 뒤에는 엄마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친구와 함께 하는 더 재미있는 놀이를 알려주거나 친구와 잘 지내는 방법 등을 넌지시 가르쳐준다. 친구 이름을 자주 부른다든가,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고 함께 장난감을 나눠 가지고 놀 수 있게 도와줄 것. 엄마가 나서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엄마가 다른 어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닮아가게 되어 있다.

CASE04“친구들이 놀리는데 바보처럼 아무 말도 못 해요” why? 친구들이 놀려도 아무 말도 못 할 정도로 소심한 아이의 경우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와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 자아상을 갖지 못한 경우가 바로 그것. 두 번째 원인인 경우 엄마가 여러 아이들 중 표 나게 한 아이만 예뻐했거나 아이가 보는 데서 자주 부부 싸움을 하고 오랫동안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등 좋지 않은 양육 환경이 그 원인이다.

solution 친구가 놀렸다며 울면서 집에 들어온 아이를 보고 발끈해 상대방 아이의 집으로 당장 달려가는 등의 행동은 옳지 않다. 아이 스스로 친구에게 “그렇게 놀리면 기분 나빠. 놀리지 마”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나서서 “네가 그렇게 놀리면 우리 애가 기분 나쁘잖아!”라고 대신 말하면 아이는 향후 같은 상황에서 계속 부모를 찾을 뿐 아니라, 친구들 역시 늘 부모만 찾는 아이를 더 놀리게 된다. 친구들이 놀렸다면 가장 먼저 아이에게 놀림을 당한 뒤의 감정을 아이 스스로 알아차리게 한다. “친구들이 너를 놀리니 어떤 기분이 들어?” 식으로 가벼운 질문을 던질 것. 그런 후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기분 나쁜 것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네가 기분 나쁘다는 것을 몰라. 그러니 친구가 놀릴 때는 그 아이를 쳐다보며 ‘그렇게 하면 기분 나빠! 하지 마!’라고 또박또박 말해야 해” 하고 친구에게 말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준다. 그런 다음 아이가 자신을 놀린 친구들에게 직접 그 말을 하도록 한다. 이때 엄마는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멀리서나마 지켜봐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한 후에는 친구들의 반응을 확인시켜주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 “네가 친구들에게 네 감정을 말하니 친구들이 정말 미안해하던걸. 정말 잘했어. 다음에도 친구들이 놀리면 그렇게 해야 해” 하며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