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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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행동아이의 스킨십이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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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안아줄 때 엄마는 아이와 가장 가까워진다.
살갗을 부비는 밀착의 순간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아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아이를 안아줄 때 아이의 반응으로 알아낼 수 있는, 엄마를 향한 아이의 마음.
안정적 애착의 긍정적 사인
안았을 때 엄마에게 완전히 밀착되어서 오히려 축 처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아이가 완전히 엄마에게 의지해 쉬고 싶다는 표현일 때가 많다. 또는 아이가 한차례 병치레를 하고 난 뒤나 엄마와 떨어져 있다가 만났을 때의 어리광일 수도 있다. 이때는 충분히 안아주고 토닥이면서 엄마가 포근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보살핌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어야 다시 엄마 품에서 떨어져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
● 품에 안겨서 엄마를 관찰한다
생후 6~7개월 무렵이면 마주 보고 안았을 때 몸을 꼿꼿이 세워 엄마에게서 조금 떨어져 안기려는 아이들이 많다. 엄마 품에 밀착해 안겨 있기보다 엄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얼굴을 더듬거나 안경 또는 액세서리 만지기를 좋아한다. 이 시기의 이런 행동은 아이가 이제 엄마를 특별한 대상으로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엄마를 불편해하거나 부산한 것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다. 아이가 편안하게 엄마를 마주 볼 수 있게 해주고 눈을 맞추거나 말을 해주며 호응하는 것이 좋다.
● 엄마 품에서 편안히 녹아드는 듯 안긴다
아이가 스킨십을 편안해하고 애착이 돈독하다면 안았을 때 아이가 엄마 품속에서 녹는 느낌이 든다. 엄마의 몸에 자기를 잘 맞추고 아이스크림이 녹듯이 품 안에 녹아드는 것이다. 엄마가 가볍게 몸을 흔들어주면 아이도 마치 그 리듬에 맞추듯 편안해한다. 안았을 때 아이가 편안해하는지 아닌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엄마다. 안아주는 방법은 각각 다르더라도 그때 느껴지는 감정이 행복하고 편안하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스킨십이다. 이때 느끼는 일체감은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면서 맺을 수많은 관계들의 바탕이 된다. 엄마에게서 느꼈던 친밀감과 일체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 엄마를 자연스럽게 안는다
아이가 스킨십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갓난아기 때부터 엄마와 좋은 관계를 맺어온 아이는 2~3세 무렵이면 먼저 엄마를 안아주고 토닥이기도 하며, 등에 매달린다거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 다양한 스킨십을 하게 된다. 자신이 먼저 스킨십을 시작할 수 있는 자발성과 적극성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에게 달려와서 와락 안기고, 퇴근 후 돌아온 아빠에게 팔을 벌리며 달려갈 때 부모와 아이 사이에 느껴지는 반가움과 사랑은 바로 잘 발달해온 스킨십의 힘이다.
주의해야 할 부정적 사인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엄마가 안아주려 할 때 거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아이가 다른 일에 집중해서 재미있게 놀고 있을 때 억지로 아이를 안으려 하거나, 낯선 사람이 안으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이유로 스킨십을 불편해하는 것이다.
안았을 때 아이가 편안하게 몸을 맡기지 않고 빠져나가려고 하거나 움츠러든다면 그동안 스킨십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짚어보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를 안았을 때 엄마의 감정을 살펴보는 일이다. 이런 경우라면 엄마도 아이와 스킨십을 하는 데 익숙지 않고 뭔가 불편한 감정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엄마가 먼저 편안하게 품을 열어야 한다.
● 안긴 상태에서도 부산하게 움직인다
아이를 안았을 때 엄마 품을 편안하게 즐기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거나 몸을 흔드는 경우도 있다. 계속 주변 사물에 대해 질문하고 만지려 한다면 산만한 아이일 가능성이 있다. 주의력 결핍이나 조절 장애가 있는 경우 조그만 일에도 쉽게 자극받는데, 피부 접촉도 마찬가지. 가볍게 안아주면 쉽게 간지럼을 타고, 스킨십을 하나의 자극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만일 아이가 평소에도 산만한 편이라면 아이가 자극에 민감하고 주의력이 부족한 편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 강하게 버티거나 안기기를 싫어한다
아무 감정이 없는 이성에게 안겼을 때 심장이 뛰지 않는 것처럼 아이도 마찬가지. 갓 태어난 아이는 처음에는 엄마의 존재도, 세상도 알지 못한다. 그러다 엄마 품에서 젖을 먹고 보살핌을 받으면서 점차 엄마가 안았을 때 엄마 몸에 맞춰 안기는 방법을 알아간다. 처음에 안는 게 서툴던 엄마가 점차 아이를 편안하게 안을 수 있는 데는 엄마에게 맞춰가는 아이의 공로도 있다. 하지만 돌이 지나도 안았을 때 포근히 안기는 느낌이 없이 뻣뻣하거나 몸을 강하게 버티고 안기기를 싫어한다면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볼 수 있다. 물론 어쩌다 한 번이라면 아이의 컨디션 문제일 수 있지만, 계속 상호 작용이 없다는 것은 애착이나 발달 문제일 수 있다.
● 안아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었더니 떼를 쓴다
흔히 ‘징징댄다’고 표현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딴 일을 할 때는 계속 주변을 따라다닌다. 그러다 엄마가 안아주거나 놀아주려 해도 떼를 쓰면서 잘 놀지 않는다. 안아주었을 때도 좋아한다는 느낌보다 계속 칭얼거리거나 엄마를 때리기도 한다. 엄마와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 쉽다. 엄마가 그동안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일관된 태도보다는 엄마 기분에 따라 아이를 돌보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아이가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것은 엄마가 좋을 때는 잘해주고, 정작 아이가 엄마 품을 가장 필요로 할 때는 소홀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