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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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방법아이를 말 잘 듣게 하는 대화의 기술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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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설득할 수 있는 공감 대화법
case1. 밥 안 먹고 딴청 피우는 아이 mom 밥상 안 보고 어디 봐?
kid 안 봐.
mom 왜 안 먹어?
kid 이따 먹을게.
mom 이따 언제?
kid 이따 먹는다고!
mom 네가 미역국 끓여 달래서 엄마가 했잖아.
아까 배고프다며~.
kid 이제 배 안 고파. 밥을 배고파야 먹지.
mom 와서 앉아. 지금은 저녁 시간이고 너무 늦어서
먹으면 밤이 되잖아.
kid 지금이 밤이야? (대화 주제 돌림)
mom 아니지, 지금은 저녁 시간이지. 배가 안 고파도
시간이 되면 먹어야지. 아까 배고프다고 했잖아(슬슬 짜증이
솟구침). 먹고 싶은 만큼만 먹어.
kid 치킨너겟 구워줘.
mom 치킨너겟을 왜 맨날 먹어! 소풍 갈 때 먹어.
지금 그거 못 튀겨.
kid 그럼 나 안 먹어!
mom 먹지 마! 이따 배고프다고 밥 달라고 하지 마!
동생만 주고 다 치울 거야!
Parenting Coach 이 대화를 살펴보면 “밥상 안 보고 어디 봐?”라고 비난하는 투로 말한 것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당연히 이후의 대화도 매끄럽지 못하다. 이런 대화의 시작은 아이에게 ‘네가 잘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이가 식탁에서 다른 곳을 본다면 “저쪽에 뭐 재미있는 거 있어?”라고 이유를 물어보며 시작하는 게 좋다. 아이가 뜬금없이 “지금이 밤이야?”라며 주제를 돌리는 것은 엄마가 아이의 상황이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누르기’ 때문에 이를 빠져나가 상황을 새롭게 전환시키고 싶어서다.
때로 아이의 ‘싫어’는 다른 어떤 것에 대한 ‘예’라는 것을 기억하자. 만약 아이에게 밥을 먹으라고 했을 때 ‘싫다’고 하면 “지금은 배가 안 고파서 밥을 안 먹고 싶니?” 하며 ‘싫어’ 뒤에 감춰진 아이의 ‘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엄마들이 아이의 ‘싫어!’에 유독 민감한 이유는 아이가 어떤 생각을 지녔는지보다 나를 거스르는 아이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이의 생각을 확인하고 엄마의 생각과 감정을 말해주는 방식으로 이어가보자. “너는 배가 안 고프구나. 하지만 엄마는 이따 저녁 늦게 네가 배고파할 것 같아 걱정되네. 나중에 다시 밥상을 차리려면 힘들 것 같은데 지금 밥을 먹으면 안 될까?” 하고 아이의 행동이 엄마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엄마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 그래도 아이가 ‘싫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네가 배가 안 고프다니 먹기 싫을 것 같기도 하고, 엄마는 네가 먹었으면 좋겠고”라고 하며 엄마가 두 사람의 바람을 다 충족시키고 싶어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거다. 그러고 나서 “그럼 평소 먹는 밥의 밥만 먹을까?” 식으로 둘의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을 부탁으로 제안한다.
case2. 빨리 씻겨서 외출해야 할 때 case 빨리 씻겨서 외출해야 할 때
mom (세숫물 떠놓고 칫솔에 치약 묻힌 다음)
자, 여기서 씻어. 엄마가 해줘?
kid 싫어 내가 할 거야.
잠시 뒤 욕실에 가보면 물에 손을 담그고 놀고 있다
mom 야!!!!! (대충 얼굴에 물만 묻히고 끌고 나온다)
kid 엄마, 아프잖아! 왜 밀어!!
mom 옷 입어, 빨리 나가야 돼.
kid 아! 아! 아프다고! 엄마는 왜 맨날 나 아프게 해!
mom (열은 받지만 아프게 한다니까 쫌 마음이 찔림)
빨리 입고 가야지!
Parenting Coach 실제로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엄마 입장에서는 당연히 속이 터지고 화가 난다. 하지만 아이를 비난하는 게 명백한 ‘야!’라는 말 다음에는 당연히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명심할 것. 이 시점에는 “따뜻한 물에 손 담그니 기분 좋지?” 하면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거나 “너는 손을 참 꼼꼼하게 씻는구나” 식으로 아이를 지지하고 칭찬해준다. 그다음도 “그래도 빨리 씻어”라는 말보다 “그런데 어떡하지? 이제 외출할 시간이 다 됐는데.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우리 가족만 늦으면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죄송할 것 같아”라고 아이의 행동이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case3. 유치원 버스를 놓칠 위기 mom시곗바늘이 8(40분)까지 왔잖아.
세수하고 옷 입자.
kid …….
mom 어서!
kid 아직 시간 많이 남았잖아.
mom 그럼 9까지만 하는 거다.
kid 알았어, 알았다고.
mom (5분 경과) 이제 9됐으니까(45분) 일어나자.
kid 엄마는 왜 그렇게 나한테 빨리 하라 그래.
왜 맨날 빨리 빨리 해. 어린이집에선 빨리 하면 다친다고
천천히 하랬단 말이야. 엄마는 내가 다치면 좋아?
Parenting Coach 이 대화를 살펴보면 아이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을 정하는 게 엄마임을 알 수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해야 하는 일은 아이가 결정권을 갖게 하는 게 유리하다. 특히 4~6세는 자신이 결정하고 실행하는 ‘자기주도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로 자신과 주변 세상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주인이 되어 이끌어가려는 태도를 보인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떼를 쓰며 말대꾸를 많이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곗바늘이 8까지 왔잖아”라고 말 대신 “몇 분까지 세수하고 옷을 다 입을지 말해줘”라고 해보자. 아이가 8(40분), 9(45분) 중에 하나를 정했다면 아이가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거들어준다. 이때 아이 뒤를 쫓아다니며 잔소리하는 대신 “40분까지 준비할 수 있도록 엄마가 뭘 도와줄까?”, “9 되기 30초 전이야. 그 시간까지 꼭 성공해보자”, “엄마가 손잡고 같이 뛰어주면 시간에 늦지 않을 것 같은데 어때?” 등의 격려하는 말로 적절히 거들어주는 게 요령. 이렇게 하면 아이에게 아침에 세수하고 옷 입고 유치원에 가는 일이 엄마가 아닌 ‘내 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시킬 수 있다.
case4.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고집 mom (양말을 건네주며) 이거 신어.
kid 나 이 양말 안 신어.
mom 뽀로로 양말 이제 친구들 아무도 안 신어.
kid 이거 싫단 말이야. 이거 작아. 이 양말 싫어! 싫다고!!!!
빨리 줘! 그럼 나 양말 안 신어!
mom 그럼 로봇 양말 빨리 신어.
(양말 신고 운동화 신으러 현관으로 걸어감)
mom 엄마 나가게 빨리 신고 일어나.
kid 엄마, 나 오늘 이 운동화 말고 폴리 부츠 신을래.
mom 그건 겨울 신발이잖아! 그걸 왜 신어!
kid 운동화 신기 싫어. 그거 안 신은 지 오래됐어.
저기 있네. 꺼내줘.
Parenting Coach 왜 한겨울에 샌들을, 한여름에 부츠를 신겠다고 하는지 엄마로서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자주 만든다. 이럴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이의 안전에 관계없는 일이면 아이의 선택을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한여름에 부츠를 신고 나가서 ‘한증막’을 경험해본 아이는 두 번 다시 그런 고집을 피우지 않게 된다. 또 하나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아이들도 옷, 신발, 양말에 대한 호불호가 있다. 엄마가 보기에 괜찮은 옷이나 양말, 신발 후보를 세 개쯤 주고 아이에게 “어떤 것을 입고 신을래?”라며 결정하게 한다. 마음이 급하면 “이거 신어!” 지시하기 쉬우니 아침 외출이라면 전날 저녁에, 오후 외출이라면 오전 중에 아이에게 미리 선택하게끔 하는 게 현관 앞 실랑이를 줄이는 요령이다.
생활습관 바로잡는 데 효과 만점! 스티커 칭찬
늘 반복되는 문제지만 혼내봐도 그때뿐이고 아이의 행동이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면 ‘표 만들기’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세로줄은 일어나기, 양치질, 옷 갈아입기 3칸으로, 가로줄에는 월화수목금 5칸으로 만들어 냉장고나 거실 등 잘 보이는 곳에 붙여주고 아이가 하나씩 실행할 때마다 좋아하는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 가장 좋아하는 스티커는 아주 잘했을 때,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스티커는 보통으로 했다 싶을 때 붙여주자. 단, 아이가 정말로 잘했을 때 붙여주어야지 스티커를 남발하면 아무 효과가 없다. 아이가 스티커를 받지 못해 시무룩해하면 “그러게 좀 잘하지” 식의 타박보다는 “너무 아쉽다. 내일은 잘해서 꼭 스티커를 붙이자”라고 격려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