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정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들과 딸의 육아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타고난 성향과 특징, 기질이 다른 아들과 딸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아빠의 역할에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아들과 딸을 키우려면 그만큼 발달의 과정과 차이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대개 주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만 2세 무렵부터 서서히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성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늦어도 만 3~4세 무렵이면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비롯해 일생 동안 같은 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여기에 부모의 양육 태도나 사회적 관습이 더해져 여성성과 남성성에 더욱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사회적으로 남녀의 역할과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직업 분야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근엄한 이미지의 아버지와 집안일만 하던 어머니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 일찍부터 아이에게 남자와 여자를 구분시키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관심과 흥미의 영역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 스스로 성별에 대해 다양한 차이를 인식하기 전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키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모가 어느 정도 남아와 여아의 신체, 성격과 성향 등 성별 특성과 차이를 이해하고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신체적인 측면
보통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보다 더 활동적이고 행동량이 많으며 운동 능력도 월등히 뛰어나다. 또한 폭력적인 것에 끌리기 때문에 공격적이며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성향을 갖지 않게 하려면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할 시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남자아이들의 행동이 산만한 만큼 과잉행동과 산만함이 주증상인 ADH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여자아이보다 3~5배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아이에게 여자다움을 강요하거나 다소 위험한 활동이나 거친 운동을 덜 하게 하는 편인데 이런 경우 자신이 유약하고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실패하면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언어능력
남자는 말을 할 때 주로 좌뇌를, 여자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보다 말을 더 잘한다. 의사소통 능력, 즉 언어적 능력의 발달에서도 차이가 드러나는데 실제로 언어발달장애의 경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2~3배 더 많다. 남자아이들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짧고 직접적이고 해결 지향적인 말을 해야 잘 알아듣는다.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질문 대신 “그래서 이제 뭘 하려고 하는데?”라고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들에게 “만약 지금 게임을 그만두지 않으면 숙제를 못 할지도 몰라”라고 해도 아이는 엄마가 “게임을 그만하고 숙제할 시간이야”라고 했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의 말에는 별 신경 쓰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이때는 “지금 당장 게을 멈추고 숙제해”라고 해야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감성적인측면
여자아이들은 감정을 관할하는 부위가 뇌 전체에 넓게 퍼져 있어 남자아이들보다 더 감성적이다. 풍부한 감성과 정서를 표현하는 대신 그만큼 정서적 충격에도 더 취약하다. 그래서 여자아이는 엄마의 아픔에 공감하고 대부분의 남자아이는 엄마의 아픔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자는 슬픔에 복받치면 다른 일도 모두 그 감정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는 슬픈 감정을 느끼더라도 그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일을 처리해낼 수 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여자아이의 경우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고 공감해보게 해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친구가 네게 이런 일을 했다면 기분이 어땠을 것 같니?”라고 물으면 대부분 공감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해서 부모의 화를 돋우기 쉽다. 차라리 “그러면 안 된다”라고 따끔하게 혼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 해결능력
일반적으로 여자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낼 수 있어 동시에 일을 해야할 때 일의 순서를 정해서 수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만약 여자아이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든다면 꾸짖기보다 아이가 혼자 생각하고 처리하는 법을 기를 수 있게 기다린다. 다만 처음 접하는 낯선 일에는 지나치게 조심하는 경향이 있어 일의 방법과 소요 시간 등을 미리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보통의 여자아이들은 주위가 조용하지 않으면 도무지 집중을 하지 못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청각이 민감한 아이라면 공부할 때 분위기를 조용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반면 우뇌를 주로 사용하는 남자들은 사물의 전체적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능력이 여자보다 뛰어나다. 우뇌가 발달하면 공간지각 능력이 더 우수해 건축, 퍼즐 등 문제 해결 과제를 받았을 때 쉽게 생각하고 빨리 풀어낸다. 또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고 몰입도가 뛰어나다. 따라서 아이의 호기심을 학습으로 연결하면 짧은 시간에 높은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해 있는 남자아이와 대화할 때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