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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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발달기는 아이 vs 걷는 아이 운동 발달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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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걷는 아이가 정말 똑똑할까? 기지 않고 바로 걷는 아이는 괜찮은 걸까? 아이가 한창 기고, 막 걷기 시작할 때 엄마가 궁금해하는 아이의 운동 발달에 대한 모든 것.
우리 아이, 언제 기고 설까? 생후 7~8개월 즈음, 혼자 앉혀놓아도 넘어지지 않는 시기가 되면 아이는 기려고 한다. 배를 바닥에 대고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아직 앞으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점차 배를 깔고 엎드려 팔을 뒤쪽으로 잡아끌면서 앞으로 조금씩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후에 손과 발을 협동적으로 사용할 줄 알게 되어 팔로 잡아당기고 발로 바닥을 밀어 앞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지점으로 이동해나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러다가 9~10개월경이 되면 몸을 돌려 옆이나 뒤에 있는 물건을 집기도 하고 몸이 기울어져도 손을 짚을 수 있어 넘어지지 않는다. 이때부터는 뭔가를 붙잡고 일어서기도 하는데, 붙잡고 선 자세에서 힘 있게 체중을 버티고 그대로 서 있을 수 있다.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생후 9~10개월에 엄마가 양손을 잡아주면 한두 발자국 떼기도 한다.
아이가 기기 시작할 때 엄마가 해주어야 할 것
아이가 기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주어야 할 일은 기는 데 필요한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 아이를 엎어놓으면 주변을 둘러보려고 고개를 치켜들고, 똑바로 누이면 발을 잡거나 주위에 있는 물건을 잡아당겨 입으로 가져가기도 하므로 똑바로만 누워 있도록 하기보다는 몸을 뒤집어 엎드린 자세로 바꾸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식으로 근력 강화가 되고 충분히 고개를 들고 팔다리로 밀고 당길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아이의 앞쪽,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젖병이나 소리 나는 장난감 등 흥미를 유발할 만한 물건을 놓아두어 기도록 유도한다. 점차 몸놀림이 민첩해지면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들로 장애물을 만들어놓고 아이로 하여금 그곳을 넘어 기어 다니게 하는 놀이를 시키거나 먼 거리에 있는 장난감을 가져오게 한다. 이 방법은 아이가 직접 몸을 움직여 물건을 가져오는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감을 갖는 데 도움을 주므로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스스로 앉지 못하는 아이를 억지로 앉히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잘 기게 되었을 때는 칭찬을 충분히 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가 기기 시작하면 호기심이 커져 여러 물건을 탐색하므로 마음껏 기어 다닐 수 있도록 안전하고 널따란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위험하거나 부딪힐 위험이 있는 물건은 모두 아이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 안전장치로 서랍이나 선반 등을 단단히 고정하도록 한다. 기기 시작하는 아이의 평균 앉은키는 35~40cm 정도. 집 안 벽에 아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색과 모양의 그림이나 촉각 자극이 될 만한 물건을 붙여놓으면 아이의 시각적 호기심을 증가시켜 더 활발히 운동하도록 자극하기 때문에 신체 발달과 오감 발달에 도움이 된다.
보행기는 아이의 운동 발달을 방해한다 요즘에는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엄마가 육아용품 중 필수품으로 구입하는 것 중 하나가 보행기다. 보행기는 보통 아이가 허리를 가누고 앉을 수 있는 시기인 생후 6~8개월에 타기 시작한다.
아이가 보행기를 타고 움직이려면 다리를 뒤로 뻗어야 하는데, 이 동작은 기어가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동작의 반대 동작이므로 기기와 걷기를 방해한다. 근육 긴장도가 약간 떨어지거나 몸이 뻣뻣한 아이가 보행기를 타게 되면, 원래도 운동성이 떨어지는데 기기 동작과 반대되는 동작으로 다리가 습관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기는 것이 영 힘들어진다. 보행기를 밀 때는 발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행기를 많이 타면 아이의 발가락 부분이 앞으로 쏠린다. 발가락이 앞으로 쏠리면 까치발이 되기 쉽고, 발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은 짧아진다. 아킬레스건은 사람의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발목 근육인데, 아킬레스건이 짧아진다는 것은 보행기가 아이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움직일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운동 발달이 뛰어난 아이는 보행기에 태워도 타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발달 지연의 위험이 있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보행기를 즐겨 타고, 결국 보행기 때문에 운동 발달은 더욱 지연된다. 주변에 육아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아이를 혼자 돌봐야 해서 부득이하게 아이를 보행기에 태워놓아야 한다면 최대 20분 정도만 태우고 다시 아이를 엎어놓아 스스로 기어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혹 3~4개월경부터 보행기에 앉히는 엄마도 있는데 아이가 아직 몸을 잘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다리가 휠 수 있다. 실제로 병적인 O자형 다리인 유아 경골 내반증이 있는 아이들 중에는 걸음마를 일찍 뗀 경우가 많다. 또 보행기를 타고 다니다가 현관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기도 하므로 많은 육아 전문가들은 보행기에 태우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강조한다. 보행기 외에 걸음마 보조 장난감 역시 도움을 받는 정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걷기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엄마가 부추겨 연습시키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될 뿐이다.
기지 않고 바로 서는 아이
아이들의 운동 발달은 앉기, 배밀이, 기기, 잡고 서기, 서기, 잡고 걷기, 걷기 순으로 진행된다. 걷기 위해서는 허리 힘이 중요한데, 허리 힘은 기는 동작보다는 앉는 동작을 통해 길러지기 때문에 혼자 앉는 데 능숙한 아이라면 일찍 걷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빨리 걷는 아이들을 보면 성격이 활발하고 겁이 없으며 도전 정신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돌이 지나면 대개 한두 발짝 떼면서 걸을 수 있지만, 18개월이 되어서야 겨우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성격 자체가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이라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걸음마가 늦는 경우도 많지만, 몸이 허약하거나 아파 늦게 걷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다리에 문제가 있어 못 걷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이가 18개월이 지나서도 걷지 못한다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신경 근육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과 같이 병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걸음마에 필요한 허리 힘을 기르기 위해 혼자 앉는 연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워 있던 아이가 스스로 앉도록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9개월 전에 혼자 앉기도 벅찬 아이에게 잡고 서기나 걷기 등을 연습시키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빨리 걷는 아이가 머리도 똑똑하다? 막상 돌이 다 되어가는 아이가 걷지 못하면 부모 마음은 아주 조급해진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뒤집기 시작하는 4개월경이나 기기 시작하는 7~8개월경, 걷기 시작하는 10~12개월경에 겨울을 맞는 아이들은 운동 발달이 약간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두꺼운 옷이 아무래도 아이의 자유로운 몸놀림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 발달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엎드려서 기던 아이가 어느 날 두 발로 서서 걷기 시작하면 몸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미끄러져 넘어질 것 같아 팔은 양옆으로 펴고 다리는 엉거주춤 구부린다. 다리를 구부리니 자연히 엉덩이가 뒤로 빠진다. 몸의 균형이 잡히지 않을 때 나타나는 둔한 걸음걸이는 서서히 몸의 균형이 잡히면서 안정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아이에게 걸음마를 시킬 때 엄마들은 대부분 손을 잡아준다. 그런데 기어 다니던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 자꾸 넘어지는 주된 원인은 다리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골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서다. 엉덩이 부위에 있는 골반에서 양다리가 시작되므로 골반과 다리가 시작되는 부위의 관절이 균형을 잡지 못하면 아이는 앞으로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걸음마를 하다가 비틀거린다면 손을 잡아주기보다는 엄마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이의 골반을 잡아주어야 아이가 몸의 균형을 잡기가 쉬워진다. 걸음마를 일찍 시작한 아이가 머리도 똑똑하다는 속설 때문에 걷기 연습을 과도하게 빨리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의 뼈와 관절에 문제가 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못 걷는 아이와 안 걷는 아이는 따로 있다 잘 걷지 않는 아이의 특징은 인지 발달은 정상이며 기는 속도가 빠르고 성격이 급하거나 평형감각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이다. 성격이 급하다 보니 천천히 걸어서 목적지에 도달하기보다는 기어가는 것이 빠르기 때문에 걷는 연습을 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걷지 않는 아이라도 대체로 16개월 이전에는 걷기 시작한다. 따라서 정신 발달이 정상이고, 아이가 기어 다니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생후 16개월까지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아이의 기질은 유전적 영향이 크다. 유전적으로 급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가 성격이 급한 양육자에게 양육되면 성격이 급한 아이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엄마들은 성격 급한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우선 아이의 타고난 성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온 가족이 느긋한 태도를 보여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환경적 영향에 의해서 조금은 느긋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기와 걷기에 대한 전문가의 결론 ● 전반적으로 뇌 성숙 속도가 느려 걷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 인지 발달이 늦는 것은 물론이고 목 가누기부터 서기까지 과정이 정상보다 늦고 움직임이 빠르지 못하며 둔하다.
● 성격상 조심스러운 아이인 경우, 인지 발달은 정상이나 모든 동작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기는 동작이 빠르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 있게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잘 걷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 혼자서 걷는 경우에라도 생후 17개월 이후에 걷기를 시작하면 걷는 자세는 매우 불안정하다.
● 전반적으로 운동성이 약간 떨어져서 걷지 않는 아이는 기는 시기도 늦고, 움직임이 느리고 둔하다.
● 아이가 걷기 시작하는 시기의 정상 범위는 생후 8개월에서 16개월까지다. 다른 영역 발달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단지 걷기만 늦는 경우는 16개월까지 기다려본다.
● 그러나 아이가 생후 16개월이 되면 혼자서 걸어야 한다. 만일 엄마가 손을 잡아주어도 걷지 못하면 운동 발달이 지연되는 것이므로 재활의학과의 소아재활 전문의의 진료를 권한다.
* 도움말: 손용규(방배GF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 참고 도서: <김수연의 아이 발달 클리닉>(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