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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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발달매를 드는 엄마의 솔직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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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이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순종적으로 반응하기를 원한다. 더불어 아이 스스로 상황을 해결하거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면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아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또래에 비해 성숙한 아이라도 부모에게는 어리광을 부리고 떼를 쓰고 싶기 마련. 하지만 이런 아이의 행동은 ‘올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모의 사명감과 정면 충돌하고 무엇인가 액션을 취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시작된다. 대개 처음에는 조곤조곤 좋은 말로 타이르지만 아이의 행동이 변하지 않거나 딴청을 피우면 슬슬 화가 난다. 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왜 여전히 같은 문제로 속을 썩이는지’ 싶은 답답함이 더해져 급기야 매를 집어 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손을 대면 엄마도 속상하고 힘들다. 큐이디 부모학교의 이성아 이사는 “아이를 체벌한 후 오히려 엄마가 아이보다 더 큰 좌절감을 맛본다”고 경고한다. 엄마가 의도했던 훈육 효과는 미미하거나 거의 없고 아이의 사랑과 존경, 신뢰를 잃는다. 때릴 곳도 없는 아이를 잡았다는 죄책감 또한 생각보다 오래간다. 결국 매를 통한 체벌은 엄마에게 남는 것이 없는 ‘밑지는’ 장사라는 이야기다.
급한 성격 |
설거지나 청소 같은 집안일은 느긋한데 아이에 대해서만 유독 성격이 급해진다. 아이에 관련한 상황이 벌어지고 문제가 터지면 매로 해결하려 든다. 즉,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원하는 행동을 빠르게 유도하기 위해 매를 든다.
주관적인 해석 |
저번에 말했는데 또다시 반복하는 것은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마음대로 해석을 한다. 말을 한 번에 알아듣고 행동이 고쳐진다면 어린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다. 아이의 행동을 객관화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장난감을 어질렀는데 어떤 날은 엄마가 화가 나서 아이를 때리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그냥 두기도 한다. 이처럼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일관성 있는 훈육을 하지 못한다.
과장된 생각 내 눈 앞에서도 이러면 다른 곳에서 분명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여기면서 나쁜 버릇은 일찍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남들의 시선 |
‘다른 사람의 눈에 과연 내가 어떻게 보일까?’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이를 벌주는 것은 ‘나는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 있다는 것’을 은연 중에 암시하거나 ‘우리 아이는 똑바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보이기 위해 일부러 더 엄격하게 지도한다.
스트레스 |
화가 나면 누구가에게 풀어야 하는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화나 있을 때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폭발하고 마는 것. 즉, 아이는 그다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부모의 감정에 치우쳐 매를 들기도 한다. 엄마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부족한 자제력 |
자제력이 부족한 부모일수록 매를 자주 든다. 자신의 행동을 금세 후회하지만 그 순간을 외면하지 못하고 때린 후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아이에게 갑자기 잘해준다.
대처 방법을 모른다 |
매를 들어서 아이의 고집을 꺾었던 기억이 은연중에 남아 있거나 그 이상의 대처 방법을 찾기 어렵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어떤 액션은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어떤 말과 행동이 효과적일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쉽고, 눈에 보이는 효과가 확실한 방법을 택한다.일러스트 제공| 엄마는 내 마음도 몰라 솔이는 엄마 마음도 몰라 책 발췌 (상상스쿨)
도움말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이성아 (큐이디 부모학교 책임연구원)
한춘근 (한국아동발달센터 소장)
김문영 (목동아동발달센터 실장)
이재춘 (목동아동발달센터 팀장)
준비된 체벌 vs 감정적인 체벌
‘매’를 통한 체벌은 미리 준비를 한 뒤 행동에 옮기는 것과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손이 나가는 경우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라면 사실 매 이외의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여유가 있지만 부모 대부분의 체벌 유형은 후자다.
아이가 이 두 체벌 유형을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한 자신의 행동이 부모-자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찬찬히 생각해 볼 것. 한발자국 떨어져 상황을 보면 아이와 나를 객관화화할 수 있다. 왜 아이를 때리려는지, 이렇게 때림으로써 얻을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말이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아이, 떼와 짜증을 부리곤 하는 아이들을 키우려면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손이 올라가는 것은 특별한 일도 아닐 터. 하지만 매를 들기 전 내가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셀프 체킹’ 해봐야 한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다른 집 엄마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어보고 육아서도 읽고 양육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 내 아이에게 쓰겠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 부모에게 맞은 아이는 부모가 싫어하는 행동은 알게 되지만 무엇을 좋아하는지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