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세요!
갓 태어나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이와 엄마의 커뮤니케이션은 아이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생후 1년이 채 안 된 아이조차도 몸을 이용해 각종 소리나 몸짓, 표정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의사 표현 욕구가 강한 만큼 엄마는 아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쏟아내는 말을 다정하게 들어주고 애정 어린 반응을 보여야 한다.
말하기의 토대를 다져요
1~6개월
1.표정으로 말해요 갓 태어난 아이는 표정으로 자신의 기분을 나타낸다. 따라서 하품을 하거나 방긋 미소를 짓고 울음을 터뜨리는 일련의 과정은 사실 부모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것이므로 엄마는 하루에 몇 시간만이라도 아이에게 집중해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주어야 한다. 엄마 품에 안긴 신생아는 무의식적으로 엄마의 가슴을 손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는데, 이런 사소한 움직임 역시 엄마를 향해 보내는 신호다. 이때 엄마는 “응~ 그래~” 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반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아이와 엄마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이 된다.
2.사물을 향해 무심코 손을 뻗어요 생후 2개월 아이에게 물건을 보여주면 무심코 손을 뻗는다. 프리리칭(pre-reaching)이라고 하는 이 동작은 물건을 잡기 전 단계로 얼마 후 자연스레 사라진다. 3~4개월이 지난 뒤에는 의식적으로 물건을 잡기 위해 손을 뻗는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향해 손을 뻗는 행동은 그 자체로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일종의 신생아표 보디랭귀지로 보아도 된다.
3.엄마의 목소리를 인식해요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라도 엄마의 목소리를 쉽게 알아챈다. 흔히 10개월가량 엄마 배 속에서 들어온 소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자궁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세상 밖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는 매우 다르다. 정작 아이가 엄마 목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는 건 엄마 고유의 억양 덕분이라고. 한편 갓 태어난 아기조차도 말소리와 그 밖의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다고 하니 아기는 선천적으로 언어에 대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4.타인의 기분에 공감해요 신생아실에서 한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아이들도 함께 울어대는 풍경을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는 자신의 울음소리와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를 구분할 수 있으며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따라 운다. 즉 아직 작은 아이에 불과하지만 타인의 기분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뜻. 공감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니 누가 뭐래도 아이의 울음에 즉시 반응해줘야 한다.
5.입속 공간이 작아서 목소리를 낼 수 없어요 엄마 젖을 쪽쪽 빨고 있는 아이의 작은 입속을 들여다보면 혀로 가득 차 있어 남는 공간을 찾아볼 수 없다. 아이는 다른 동물과 달리 말하기에 적합한 혀를 갖고 태어나지만, 갓 태어난 신생아의 입속은 너무 작아서 아직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 대개 목소리를 낼 때는 숨을 내뱉어야 하는데, 신생아는 입속 공간이 좁아서 입으로 숨을 들이마시거나 내쉬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략 3개월 정도가 지나서야 비로소 입속에 조금씩 공간이 생기고 입으로 숨을 내뱉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자연스레 목소리도 낼 수 있다.
말하기에 씨앗을 뿌려요
7~12개월
1. 아기 말투를 좋아해요 아이의 발성은 처음 말하기를 시작할 수 있는 씨앗에 해당한다. 이 무렵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다양한 기분을 소리로 표현하는데, 이때 가장 좋은 자양분은 바로 부모의 공감이다. 특히 어른이 아이에게 말을 걸 때 쓰는 ‘아기 말투’, 이른바 애교 섞인 코맹맹이 소리와 리듬감이 넘치는 반복적인 말들은 실제로 아이에게 가장 친근하게 전달되므로 엄마는 평소 아기 말투로 다양한 말을 많이 걸어주는 것이 좋다.
2.울음으로 도움을 청해요 이 무렵 아이는 몸을 뒤집거나 윗몸을 일으켜 앉는 등 스스로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다. 때론 손을 뻗어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이나 인형을 쥐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지만, 아직은 몸을 다루는 것이 미숙한 탓에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 따라서 ‘저 물건을 갖고 싶어!’,‘이 자세는 불편하고 싫어’와 같이 무언가 도움을 요청하고 싶을 땐 소리를 낸다. 울음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행위가 어른들에겐 당연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아이에겐 크나큰 진보 과정이라는 걸 알아두자.
3.손으로 가리키며 의사를 표현해요 아이는 촉감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싶을 때도 손을 곧잘 이용한다. 이렇듯 손가락질을 통한 의사 표현이 점점 강하고 분명해진다는 건 말문이 트이기 직전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이니 이때 엄마는 짧은 말과 표정으로 의사 표현 방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4.말의 일부를 따라 해요 아이가 어른의 표정과 움직임을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하면 머지않아 상대의 발성을 따라 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자신과 친밀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말이나 동작을 반복적으로 듣는 환경에서, 또 자신의 기분을 공감하며 반응해주는 사람이 많을수록 잘 일어난다. 드디어 아이의 입에 심어져 있던 ‘말하기의 씨앗’이 첫 싹을 틔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