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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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육아꼼수보다 진심! 아이 맡기기, 상황별 평화 전략 -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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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구세주, 할머니
또 은연중에 가족의 힘이 무엇인지 배우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법, 어른을 대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장단점이 있듯 엄마에게는 불편한 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시어머니의 경우 손자에 대한 넘치는 애정으로 아이에게 각별한 사랑을 쏟고 있는 것은 잘 알지만, 집안끼리의 문화 차로 인해 엄마와 육아관에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어렵기만 한 시어머니에게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고 그 분노를 아이나 남편에게 터뜨리게 된다. 친정어머니는 엄마 입장에서 가장 편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존재지만, 너무 편한 사이다 보니 자칫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엄마 스스로 부모의 편안한 노후를 방해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 요즘은 아이 양육을 위해 친정어머니와 함께 사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남편이 불편해하거나 친정어머니가 사위 눈치를 보게 되어 중간에서 불편함을 겪는 일도 적지 않다.
할머니의 건강 역시 걱정거리다. 베이비시터나 어린이집 교사에 비해 나이가 많아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거나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드리면서 육아 비용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할머니에게 직접 드리는 육아 비용은 많지 않겠지만 집안 대소사나 장 보는 비용, 의류비 등 소소하게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으니 미리 계획한 비용의 20~30%가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머니語를 통역해드립니다 “아범(친정어머니의 경우 너)도 다 그렇게 컸다.”
-> “육아에 대해 잔소리 좀 그만해주지 않으련? 나도 다 아이 키워본 베테랑이다.”
엄마가 자신의 육아 방식을 지나치게 신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겼다면 어느 정도는 할머니 육아법에 따라야 한다. 할머니의 장점은 육아 정보나 지식, 교육 부분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풍부한 경험이다. 할머니에게 현대 방식의 교육과 훈육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할머니는 이미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육아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이 어린 며느리나 딸의 조언을 유연하게 수용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항상 잊지 말자.
“요즘 야근이 많구나. 피곤해서 어쩌니?”
-> “네가 야근을 하는 만큼 나도 야근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다오.”
엄마 입장에서는 직장 생활과 육아, 집안일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자신의 노고가 커 보이겠지만, 그 모든 상황은 엄마 스스로의 결정으로 일어난 일이다. 할머니는 아이를 키우는 데 노후의 여유로운 시간을 몽땅 쏟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를 돌보느라 일주일 내내 자신의 시간을 갖지 못한 할머니를 위해 적어도 주말만큼은 쉴 수 있게 배려하고, 평일에도 할머니에게 중요한 약속이나 야근이 생길 것을 대비해 시간제 베이비시터나 놀이방 등 대안을 마련해두면 좋다.
“OO(아이 이름)가 요새 투정이 부쩍 늘었어.”
-> “아이가 나한테 버릇없게 구는데, 내 마음이 참 속상하구나.”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겨두고 모든 육아의 짐을 다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흔히 엄마들은 할머니가 아이 버릇을 망친다고 걱정하지만, 아이 버릇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엄마 아빠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할머니는 아이를 맡아 키우면서도 조심스러운 점이 많아 아이를 제대로 혼낼 수 없는데, 이는 아이가 할머니를 얕보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엄마는 퇴근한 후 아이부터 챙기기보다 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했을 친정엄마나 시어머니의 안부를 먼저 챙긴다. 또 아이가 할머니에게 버릇없는 행동을 했을 때는 아이가 잘못을 알도록 호되게 꾸짖는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 대표 갈등 대처법 Q 두 돌 된 여아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아이 낳고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지 6개월 정도 됐습니다. 시어머님께서 아이를 봐주고 계신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사소통이 안 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육아에 대해 본인 고집이 너무 강하셔서 회사를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어머니를 설득할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고요.
A 할머니의 고집은 표면적인 이유보다 며느리와의 힘겨루기일 때가 많습니다. 그냥 이기고 싶은 거죠. 할머니께서 고집을 세운다는 건 며느리에게 존중받고 싶다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냥 시키는 대로 애나 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시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엄마는 서로 부딪치는 이슈를 가지고 설득하지 말고, 충분한 감사와 할머니의 양육 방법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다 보면 해결점이 보일 것입니다. 이수연(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Q 홀로 되신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세요. 남편과 저 둘 다 야근이 많아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고, 아이도 어느 정도 커서 어린이집 종일반에 다니고 있고요. 그래서 어머니 혼자 보내시는 시간이 많은 편인데, 그게 원인이 된 건지 요즘 부쩍 쓸쓸하고 우울해하세요.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까요?
A 혼자‘어머니가 왜 그러실까?’신경 쓰거나 추측하기보다 어머니께 직접 물어보세요. 힘든 일은 없는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말이에요. 엄마를 걱정하는 딸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것 자체도 어머니에겐 힘이 됩니다. 친정어머니께 아이를 맡기면 물리적으로만 뭔가 해드리거나 챙기려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것보다 본인을 생각하는 딸의 마음을 아는 것이 더 큰 힘이 됩니다. 아이에게 하는 애정 표현의 반만이라도 친정어머니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수연(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Q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는데, 남편과 사이가 너무 좋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육료를 꽤 많이 드리고 있는데 집안일을 일절 도와주지 않는 거예요. 저는 조금 섭섭하기도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 점이 불만인가 봅니다. 남편과 엄마 사이에서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친정어머니가 집안일을 아예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머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테니 물어보세요. 혹시 보육료를 드린다고 해서 ‘우리의 도리는 충분히 다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기 바랍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거의 비슷하거든요. 보육료를 드리니 충분히 대가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머니를 대하면 어머니도 딱 그만큼만 하는 행동을 통해 무언의 시위를 할 수도 있지요. 건강한 젊은 사람에게도 애 보는 일은 힘든데, 체력이 약한 어머니가 아이만 잘 봐주는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손주를 돌봐주는 것은 할머니의 당연한 의무가 아니니까요. 집안일은 남편과 함께 해결하거나 가사 도우미의 손을 빌리도록 하세요. 이수연(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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