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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육아

가족의 육아조부모 육아의 힘! - ①

조부모 육아의 힘! - ①
할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과 할아버지의 칭찬은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따뜻한 품성을 심어준다. 전문가 인터뷰와 국내외 연구 결과, 통계로 살펴본 조부모 육아의 장점, 아이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조부모 육아법을 공개한다.

우리나라에서 조부모 육아는 아직까지 워킹맘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작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조부모가 손주의 육아를 맡고 있는 경우는 약 250만 가구로, 대부분이 맞벌이 가구였다고 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엄마 아빠 둘이 온전히 아이를 책임지는 핵가족 육아는 사실 오래된 방식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조부모와 이모, 삼촌, 고모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대가족 육아를 실천해왔다. 특히 조부모가 육아의 두 번째 주체로 활약한 예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육아 일기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며 적은 것으로 조선 중기 선비 이문건이 쓴 <양아록>이다. 여기에는 부모보다 여유로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기다리는 미덕을 발휘하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담겨 있다. 전통 대가족에서 손주 교육은 대부분 조부모의 몫이었다. 할머니는 손주의 옷 입기, 식사 예절, 말버릇 등 생활 교육을 전반적으로 담당했으며, 전래 놀이와 동요 등을 가르치는 역할을 했다. 할아버지는 학문의 기본이 되는 <천자문>과 한글 교육을 담당했다. 이처럼 온 가족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일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성인 스무 명이 필요하다”는 세계적 석학 앨빈 토플러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엄마 아빠 단둘이 아이를 키우면서 힘에 부친다고 느끼는 순간은 많다. 그런 의미에서도 우리는 ‘조부모 육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아이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반면, 육아 경험은 현저히 부족한 부모보다 조부모가 교육과 양육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진은 MRI 등을 통해 뇌를 연구한 결과, 노년에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뿐더러 감정의 기복이 적어 종합적 판단력이 젊은 층보다 한층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조부모가 아이의 육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많은 전문가는 “초보 엄마 아빠는 육아를 할 때 TV나 인터넷, 양육서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작 부모 곁에 살아 있는 양육 지침서인 조부모에게 지혜를 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도 아이의 양육자로, 교육자로 가족 울타리 밖에 있는 전문가가 아닌 조부모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육아의 가장 좋은 대안이 아닐까? 이런 생각은 뜻밖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서양에서 더 크게 공감을 얻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영국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조부모가 손주 양육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도 손주가 태어나면 일정 기간 조부모가 맡아 키우기도 하고, 가까이 살면서 자주 집을 오가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데 주력한다고. 미국 역시 1978년부터 조부모의 날을 제정해 손주와 조부모 교류를 장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조부모의 손에서 자랐고, 조부모와 함께할 때 생기는 긍정적 교육 효과를 공개 석상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선 전날 그는 외할머니의 죽음을 알리며 그녀를 자식과 손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한 ‘조용한 영웅’으로 칭하기도 했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오바마가 인종에 대한 편견을 딛고, 한 나라의 정상에 오르기까지 조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피할 수 없는 차선책인지, 적극적 수용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조부모 육아가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인삼각경기라는 것이다. 조금 더 진지하게 이 경기를 잘해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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