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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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육아조부모 육아의 힘!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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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교육 전문가 임영주 박사가 말하는 조부모 육아의 효과
언어능력이 뛰어나다 아이가 말을 하기까지 약 5,475시간 동안 타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하루에 5시간씩 3년을 꼬박 들어야만 언어를 익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부모와 자주 만나 이야기 나눌수록 아이의 언어능력은 빠르게 발달한다. 아이는 단어 선택의 미묘한 뉘앙스나 어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을 대화를 통해 배우는데, 이는 향후 학업 성취도나 인성, 생활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사랑받는 아이로 자란다 조부모 육아의 또 다른 장점은 아이가 느끼는 사랑이다. 이 세상에 엄마 아빠 외에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내 편이 있다는 사실은 아이가 살아가는 동안 큰 힘이 된다. 조부모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과 약간 다르다. 엄마 아빠보다는 아이의 교육이나 육아에 간섭하는 비중이 적으므로 아이와 직접적 갈등이 없으면서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무한한 지지를 보내기 때문. 특히 워킹맘의 경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만큼 부족한 애착 경험을 조부모를 통해 채울 수 있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이 남다르다 처음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모든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아이가 조금만 기침을 해도 병원으로 뛰어가고, 목 가누기나 뒤집기 등 신체 발달이 조금만 늦어도 안절부절못한다. 상대적으로 아이를 키운 경험이 풍부한 조부모는 느긋하게 아이를 지켜볼 수 있다. 온화한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높은데, 조부모와 함께 사는 가정의 경우 남자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안정적 성격을 형성하게 되고, 여자아이는 안정감과 더불어 배려심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예의범절이 몸에 밴 아이가 된다 흔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운 아이는 떼를 부리거나 버릇없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대부분 오해다. 부모가 볼 때는 아이가 내는 짜증, 불안, 생떼가 조부모가 다 받아줘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없어질 행동을 인내심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뿐이다. 실제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자란 아이는 윗사람을 공경하는 방법이나
생활 예절을 자연스럽게 보고 익힌다. 예의범절은 지식으로 가르칠 때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더 빨리 익힌다.
자존감이 높고 친사회적 경향을 보인다 부모는 아이가 행동한 혹은 성취한 결과에 대해 칭찬하는 반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과정을 칭찬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보다 상대적으로 살아온 세월이 긴 만큼 그때그때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어떤 일을 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화법과 일상에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요소가 골고루 들어 있으므로, 조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는 스스로의 행동에 자신감이 넘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어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