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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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백번의 꾸중보다 강력한 몸짓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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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잡은 손을 뿌리치고 차도로 달려갑니다 네 살짜리 남자아이입니다.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가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손을 잡고 걷는 도중 갑자기 제 손을 뿌리치고 달리다가 자동차에 부딪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습니다. 아이가 뛰기 직전 어떤 낌새라도 보이면 좋을 텐데,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나갑니다. 아이와 산책하는 시간이 즐거워야 하는데, 저한테는 그저 긴장의 시간일 뿐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활동적인 아이라서 알아듣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원래 그렇게 크는 거야”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러다가 사고라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A. 위험한 버릇은 ‘절대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집 밖도 예외는 아닙니다. 길을 걷다 보면 앞의 상담 사례처럼 갑자기 엄마 손을 뿌리치고 달리는 아이들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곧바로 “안 돼! 기다려!”라는 엄마의 비명도 들립니다. 엄마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해맑은 미소로 전력 질주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면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한 장면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물론 이런 일이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다니지 않는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일어날 때만 그렇습니다.
네 살, 다섯 살 무렵 아이들은 눈에 띄게 활동량이 늘어납니다.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의 움직임은 마치 다람쥐 같습니다. 날쌔서 도망치는 것도 빠르고, 특별한 목적 없이 자기 마음 내키는 방향으로 달음질을 칩니다. 아이가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내달리는 곳이 교통량이 많은 도로거나 사거리, 지하철역의 플랫폼이라면 대단히 위험합니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둔 엄마가 이런 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을 모른다면 아이를 치명적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손을 뿌리치고 빠져나가는 버릇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제 대답은 “손을 꼭 잡아 두 번 다시 도망칠 수 없도록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런 대답을 하면 엄마들 대부분은 “에이, 선생님. 농담하지 마시고 진짜 답을 말해주세요”라고 말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는 절대 농담이 아닙니다. 진짜로 두 번 다시 아이가 엄마 손을 뿌리치고 도망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성향의 아이를 둔 엄마들은 외출할 때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아이가 손을 놓고 또 달려나간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새기고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다녀야 합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연습을 하면서 ‘내가 방심하지 않으면 아이는 빠져나갈 수 없어’라는 생각을 되뇌어야 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는 방법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흔히 하듯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느슨하게 잡지 말고,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네 손가락 사이에 아이의 손바닥이 꼭 맞물리도록잡습니다. 이때 아이의 손끝을 잡는 것이 아니라 아이 손바닥이 엄마의 손 안에 완전히 들어오도록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깍지를 끼면 아이의 힘으로는 도저히 엄마 손을 뿌리치고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
예전처럼 엄마 손을 뿌리쳤는데 자신의 손이 풀어지지 않으면 아이는 당황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시시 때때로 엄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얌전히 걷는 것을 택합니다.깍지를 끼고 있음에도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엄마 손을 있는 힘껏 뿌리치거나, 온몸을 비틀어 손을 빼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엄마가 깍지 낀 손을 자신의 허벅지 바로 옆에 딱 붙인 채 아이 손을 잡아당겨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없고, 어지간해서는 빠져나가기가 어렵습니다.
“엄마 손을 놓으면 위험하다고 이야기했지?”
“또 엄마 손을 놓으면 다시는 산책하지 않을 거야!”
라고 엄포를 놓기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엄마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려는 기색이 없으면, 그에 맞춰 깍지 낀 손의 힘을 조금씩 뺍니다. 손바닥을 깊이 잡는 형태를 유지하면 아이가 갑자기 움직여도 순간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손을 잡으면 절대로 뿌리칠 수 없고, 함부로 뛰어다닐 수 없어’라는 것을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알려 주어야 합니다. 100번 해도 100번 다 뿌리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아이들은 이내 포기하고 엄마의 손을 뿌리칠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제 서로 기분 좋게 손을 잡은 채 걸을 수 있습니다. 혹시 여전히 손을 뿌리치려고 한다면 예전보다 훨씬 세게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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