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 “ 왜?”라는 말을 달고 사는 아이
세상에 자기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게 아이입니다. 요즘 식당이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토라져 부모를 쩔쩔매게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무언가에 토라져 서럽게 눈물을 뚝뚝 흘리거나, 걸음을 멈추고 가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또 왜 그러는 거야? 뭐가 마음에 안 드는데? 너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항상 토라지는 건데? 말을 해야 엄마가 알 것 아니야!”
사실 아이도 그 이유를 잘 모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토라지면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해줬기 때문에 토라진 겁니다. 아이들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토라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 방법을 쓰는겁니다. 그런데 부모가 이를 눈치 채지 못했을 뿐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토라지는 버릇을 알았을 때는 아이의 머릿속에 다음과 같은 공식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엄마가 내 요구를 잘 안 들어준다 → 토라져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 엄마가 달래주더라도 버텨야 한다 → 그러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아이를 자애롭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수용은 문제 아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토라지지 말고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책임감을 길러줘야 합니다.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는 타협하고 공존하지 못해 사회에서도 외면당하기 마련입니다.
토라지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 해!” “안 가!” “안 먹어”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엄마가 “너 진짜 안 갈 거야? 그러면 너만 두고 우리끼리 간다”라고 말하면 이번에는 자신을 두고 간다고 난리가 납니다.
결국 엄마는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줍니다. 이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물론 아이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가정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가정을 이끌고 가는 게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집을 피우고, 떼를 쓰고, 토라지면 모든 일이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양보도 배려도 할 줄 모르는 자기중심적인 아이로 만들고 싶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는 부모만의 철칙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가지 않겠다고 하면 아이를 혼자 집에 남겨두고 가는 냉정함도 필요합니다. ‘가지 않겠다’라는 자신의 말 한 마디로 가족 모임에 혼자만 빠지는 ‘상실’을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요? 아닙니다. 토라지는 버릇을 바로잡아 주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속시원히 자기주장을 펼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더 잔인한 일입니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분노를 삭이며,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다리며 혼자 끙끙앓게 만드는 것이 더 나쁜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고 보완해서 좋은 쪽으로 개선해나갈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진짜 잔인한 일은 아직 어린아이라는 이유로 이런 기회를 날려버리는 부모의 행동이 아닐까요?